[세컷뉴스] ‘육류 소비’를 줄이면 일어나게 되는 일들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영국의 팝 밴드 비틀스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는 2009년 ‘고기 없는 월요일’이라는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는 “일주일 중 하루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캠페인은 점점 많은 나라로 확산했다. 고기 섭취를 줄이면 대체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
첫 번째, 건강에 미치는 영향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영국 에든버러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민건강조사의 데이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가공육과 붉은 고기의 섭취량을 30% 줄이면 미국 약 11만 명의 당뇨병을 예방하고, 심혈관병 대장암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란셋 지구건강(The Lancet Planetary Health)≫ 저널에 실렸다.
구체적으로는 10년 동안 미국의 당뇨병 환자가 107만 3,400명, 심혈관병 환자가 38만 2,400명, 대장암 환자가 8만 4,400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붉은 고기가 만성 질환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아직 관련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연구 결과에 대해서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한다.
두 번째, 탄소 배출량 상쇄
점점 심해지는 지구온난화에 우리나라는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인간 활동에 의한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데에는 화석연료 연소, 수송 등을 조정 등의 방법이 있다.
실제 육류 소비의 3분의 1만 줄이더라도 전 세계 항공사의 탄소 배출량을 상쇄시키는 정도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지난해 환경단체 마드레 브라바(Madre Brava)가 네덜란드 컨설팅 기업 프로푼도(Profundo)에 의뢰한 보고서에 따르면 육류 소비량이 많은 국가에서 소비의 3분의 1을 대체하면 약 7억 2,8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세 번째, 물 소비량 감소
지구온난화와 함께 물 부족 현상에 대한 우려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물 소비량이 많은 홍콩이 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과거에 제기된 바 있었다. 축산업은 일반 농업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2018년 유럽 공동위원회의 공동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인 데이비 반함(Davy Vanham)은 “홍콩이 육류 소비를 권장량 수준으로 낮출 경우 하루의 한 사람당 물 소비량은 40% 감소한 2,852리터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제한적 채식주의 식습관을 적용하면 49%의 물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순수 채식주의를 한다면 원래의 53%까지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 억제를 위해서는 여러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소한 결정 하나하나가 먼 미래의 지구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인류 모두가 채식주의자로 전환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말한 전문가들도 있지만, 일상에서의 행동들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되짚어 볼 필요는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