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세균 득실득실한 집안 곳곳의 물건들...변기보다 더 더러운 곳
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봄꽃도 지며 연두색 새싹이 올라오는 완연한 봄이다. 이에 침구류를 얇은 걸로 교체하고, 봄옷을 꺼내거나 대청소를 하는 등 봄맞이가 한창이다. 하지만 대청소했어도 집안 곳곳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세균이 도사리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세균이 득실한 곳들은 어디일까.
변기
먼저, ‘더러움의 기준’인 변기다. 지난 2016년 KBS가 간이 세균측정기로 점검해 본 결과 1,449RLU(오염도 측정 단위·높을수록 세균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가 나왔다. 이는 공중위생 기준치(400RLU)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며 배설물이 직접적으로 자주 닿기에 변기는 위생에 있어 완전무결하기 어렵다.
샤워기
그러나 변기보다 심한 곳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간이 세균측정기로 확인해 본 결과, 샤워기에서는 변기보다 1.7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늘 흐르는 물로 인해 더러울 거라 생각하지 못하지만, 물을 끈 후에도 샤워기 내부엔 물이 남아있기에 샤워기 헤드 내부와 물이 나오는 샤워기 구멍 등은 물때가 가득하다. 비닐봉지 안에 뜨거운 물과 식초 한 컵을 넣은 다음, 샤워기를 넣고 1시간을 기다리면 큰 노력 없이 물때를 제거할 수 있다.
샤워볼
샤워할 때 사용하는 샤워볼도 세균이 가득했다. 특히 5개월 동안 욕실에 두고 사용한 샤워볼의 세균 오염도는 변기의 두배가 넘는 3,749RLU를 기록했다. 다만 첫 사용 때부터 세균이 많은 것은 아니다. 샤워볼은 사용 후 물로만 헹궈 그대로 욕실에 걸어두어 물이 바짝 마르지 않기에 세균이 더 쉽게 번식한다. 또 이물질이 낄 수 있는 틈새가 많은 여러 겹의 그물망 모양도 세균 번식에 유리하다. 사용 후 완벽하게 세척하고 베란다 등에 바짝 말리는 것이 위생에 좋으며 사용기간이 6개월이 넘기 전에 교체하는 것이 위생적이다.
수세미
세균이 많은 집안 용품 중엔 설거지용 수세미가 빠질 수 없다. 주방용품의 오염물을 닦아내는 수세미는 음식물과 직접 맞닿을 수 있는 만큼 오염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2년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세미는 작은 틈을 선호하는 미생물 성장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며, 수세미에는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을 포함한 360종 이상의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다. 샤워볼과 마찬가지로 바짝 말려서 보관하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스마트폰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 지난 2020년 위생컨설팅업체 ‘녹색식품안전원’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오염도는 1,449RLU로, 변기와 비슷한 수치다. 워낙 자주 만지는 물건이다 보니 위생과는 거리가 먼 물건이라는 사실을 쉽게 간과하곤 하는데, 가장 손을 많이 타는 물건이자 얼굴에 대거나 바닥에 떨어뜨리는 등 이곳저곳에서 오염물질이 묻기 쉬운 물건이다. 솜이나 물티슈 등에 소독용 에탄올을 묻혀 닦아 깨끗하게 사용하자.
리모컨
위생적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리모컨은 54만8829RLU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업체는 “작은 틈새가 많은 물건일수록 세균이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퇴근 후 제일 먼저 만지기도 하는 리모컨이지만, 생각해 보면 살면서 리모컨을 소독하거나 청소해 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면봉이나 화장솜 등에 소독용 에탄올을 묻혀 버튼 사이사이까지 닦아내자.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놓은 냉동실
소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왔을 경우 봉투가 가득 차지 않아 냉동실에 넣어 보관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런데 이는 냉동실을 세균의 온상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보관하는 가정집의 냉동실을 조사한 바 있다. 해당 냉동실의 세균 수치는 9,838RLU로 음식을 보관해야 하는 곳의 위생 상태가 스마트폰이나 변기보다 훨씬 더 나빴다.
음식물 쓰레기에는 세균 서식에 필요한 수분과 유기물이 많다. 음식물 쓰레기에는 주로 식중독의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이 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리스테리아균은 영하 20도에서도 사멸하지 않으며, 냉동실에서 1~2주 이상을 살 수 있고, 바이러스는 수년간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바로 버리거나 음식물 처리기 등을 사용하며 냉장고 안에 넣는 일은 없도록 하자.
외에도 냉장고 손잡이는 1만2,273RLU, 방문 손잡이는 1만4,963RLU 등 집안에서 사람의 손이 닿는 모든 곳에서 높은 세균 오염도를 보였다. ‘녹색식품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사람의 손은 2,000RLU 이하여야 깨끗하다고 본다. 수치로만 보면 변기보다 높지만서도 ‘깨끗하다’라고 볼 정도로 사람의 손은 더러운 편이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손 씻기’다. 질병관리본부는 손만 제대로 씻어도 호흡기 감염병은 40~50%, 분변을 매개로 한 감염병은 50~70%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청소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로는 꼭 손을 씻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