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아빠’가 하는 육아,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날이 갈수록 저출산 문제가 더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워킹대디’가 육아휴직 급여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이의 아빠가 육아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말도 있는데,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영국 국립 아동발달연구소에서는 1968년부터 30여 년에 걸쳐 아동 및 청소년 1만 7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와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아빠와 교류가 많았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아빠 효과(Father Effect)’라는 말이 생겼다.
아빠 효과에 따르면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아이들은 1.5배 높은 언어능력을 보였다. 아빠들은 논리와 이성에 기반한 언어를 주로 사용하기에 엄마에게서는 감수성을, 아빠에게서는 논리적 측면을 자극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좌뇌와 우뇌가 균형 있게 발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빠와 하는 신체놀이도 아이의 사회성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보였다. 대부분 아빠가 신체적인 활동을 수반하는 놀이를 하는데, 이때 아이들은 적당히 과격한 놀이를 할 수 있다. 그렇게 두뇌 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주어 잠재된 공격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익힌다는 것이다.
아빠와 접촉을 많이 할수록 아이가 우울증에 빠질 위험도도 적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아빠와 자주 접촉할수록 더 그렇다고 한다. 아빠 효과는 영유아들이 애착을 형성하는 3세까지 가장 크게 나타난다.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자 로스.D.파크는 “아빠 양육의 효과는 엄마에게 전혀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가 2000년에 ‘아빠 효과’라는 말을 사용한 후 이에 대한 책들이 국내에서도 점점 늘었다.
다만 이런 효과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아빠 육아를 주장하는 이들은 ‘아빠’만의 육아를 통해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아빠라는 성별 변수 때문이 아니라 자녀와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이가 더 늘어서 아이에게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공동육아, 아빠 육아, 엄마 육아를 선택할 수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육아휴직 신청을 하는 데 눈치를 보거나, 신청이 어려운 문화가 크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은 육아휴직이 어려운 큰 이유로 ‘인사고과나 승진 등에서의 불이익 우려’를 꼽았다.
지난달 18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육아휴직급여 등 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를 위해 육아휴직급여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적용대상도 확대하려는 것이다. 앞으로 부모 등 양육자들을 위한 환경이 더 개선되어 육아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