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미국과 베트남은 한때 적국이었지만 1995년 국교를 정상화하며 현재 군사적 협력 관계까지 맺고 있고, 북한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베트남에서 회담이 이루어진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베트남식 발전 모델을 따르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었으며 베트남 총리 경제자문인 레 당 조아인도 북한으로부터 ‘도이머이’에 대한 자문을 요청받은 바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과연 북한이 베트남의 이른바 ‘도이머이‘정책을 도입해 발전을 꾀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이머이’는 베트남어로 변경한다는 뜻의 ‘도이’와 새롭게라는 의미의 ‘머이’가 합쳐진 용어로 쇄신이라는 뜻이며, 1986년 베트남 공산당 제6차 대회에서 단행되었다. 사회주의 기반의 시장 경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창한 개혁 개념으로, 도이머이 정책은 이러한 개혁을 일컫는 말로 풀이된다.

당시 미국과 전쟁을 치렀던 베트남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한계에 부딪혔고 이때 돌파구로 삼은 것이 도이머이 정책이다. 도이머이 정책 이전 베트남의 인플레이션은 700% 이상 치솟았었다.

하지만 도이머이 정책으로 정부의 규제보다는 자유 시장으로 전환하여 이윤을 얻었으며 1986년에 약 700%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1989년 상승률이 74.3%로 감소하였으며, 1992년에는 37.7%, 1994년에는 14.4%로 안정되었다.

더불어 경제 성장률도 1986년 2.7%에서 1995년에는 9.5%를 기록할 정도로 급진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의 기반은 농업 생산 증대에 힘입은 바가 크다. 농업은 경제 개혁의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나는 부문으로 1989년부터 쌀을 수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1994년에는 200만 톤 정도의 수출이 가능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농업 부문의 비중이 줄고 공업과 서비스 부문이 확대되고 있다. 1991~1994년간 산업 부문별 GDP 점유율을 보면 농림업은 감소하고 공업 및 건설업, 서비스 부문에서는 점유율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이 도이머이 정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공산당이 지속적으로 집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베트남처럼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시장경제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가면 북한의 경제개발 여건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한다, 쇄신한다는 뜻의 ‘도이머이’ 정책.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식 개혁 모델인 도이머이 정책을 펼칠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정책을 적용하며 국제 사회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 우선 핵과 미사일로 다른 나라를 위협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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