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김아련] 각종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이 개발되고 삶에 이용되는 ‘디지털 사회’. 이것이 인간의 편의를 돕기도 하지만 범죄에 악용되기도 해 딜레마인 상황이다. 특히 이런 신기술을 활용한 범죄들은 수사에 있어 어려움을 주는데, 고도화 된 범죄에 맞춰 수사방식에 있어서도 ‘포렌식’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수사에 활용되는 말로 ‘포렌식’을 부쩍 많이 들을 수 있는데, ‘포렌식’이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자료를 분석하고 복원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flickr 제공)
(사진/flickr 제공)

국내에서는 포렌식을 '범죄과학' 정도로 번역하지만 영국에서는 '범죄조사에 적용하는 과학적 방법과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포렌식은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모든 과학적 수단이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범죄현장에 남은 지문이나 DNA 등을 분석하는 '증거물 분석'이 가장 대표적인 포렌식 분야로 꼽힌다.

포렌식 수사는 1979년 8월, 검찰이 국내 최초로 '거짓말 탐지기'를 수사에 활용하면서 시작했다. 범죄 혐의자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말을 하는지 가려주는 신기한 장치인 거짓말 탐지기는 당시 수사 기법 중 가장 과학적인 기법으로 통했다.

현대에 들어 방대한 개념의 디지털 포렌식은 대검의 국가디지털포렌식 센터가 전담하고 있다. 디지털 수사과는 컴퓨터나 디지털 저장장치 등에 저장된 전자정보나 네트워크에서 전송된 전자정보 중 법정 증거로 가치가 있는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를 맞아 디지털 증거의 수집과 분석은 수사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디지털 수사과는 압수 현장에서 입수한 컴퓨터와 노트북, 외장 하드 등에 저장된 자료들을 복구하고 분석하는 '컴퓨터 포렌식'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내부 메모리로부터 데이터를 추출해 문자메시지와 전화번호부, 동영상, 사진, 통화내역 등을 복원하는 '모바일 포렌식'으로 분류해 수사한다.

실제 범죄 수사에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면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에서 검찰은 이메일 1만5000건과 예금계좌 140만 건, 통화 13만 건, 삭제 파일 65GB를 정밀 분석해 조희팔의 차명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도피처를 파악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00만 건의 금융거래내역도 샅샅이 뒤져 조희팔이 운영하던 기업의 매출 규모가 5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적발하고, 차명계좌에 은닉한 자금도 색출했다.

또 근로시간 조작 등 기업의 노동법 위반 혐의를 밝혀내는데도 디지털 포렌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포렌식 팀은 넷마블 계열사 12곳에서 전체 노동자 3250명 가운데 2057명의 법정노동시간 초과와 연장근로수당 44억 원 체불을 적발했다.

그 외 총기 사고가 잦은 미국에서는 탄피의 운동궤적이나 탄피가 긁힌 흔적 등을 분석하는 탄도학 또한 포렌식에서 중요한 분야를 차지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건을 수사하는데 사용되는 포렌식 기법은 원인과 과정을 밝혀내는 것 이외에 현상 유지부터 대응, 사후 관리까지 더 많은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앞으로 이 포렌식 기법이 또 어떤 수사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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