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중국 금융 당국이 자본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학창업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6월 첫 상장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4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최근 증권사 등 관련 기관에 문건을 보내 이날 18일부터 과학창업판 관련 상장 신청 시스템을 정식으로 가동한다고 통보했다. 증권시보는 과학창업판 규정상 상장 심사 기간을 3개월 이내로 했기 때문에 이르면 6월께 첫 과학창업판에 상장되는 첫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과학창업판 운영할 상하이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제공)

과학창업판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추가로 설치될 예정인 기술창업주 전문 시장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나스닥 같은 기술창업주 전문 시장인 과학창업판을 추가로 개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시 주석의 연설에 따르면 과학창업판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가 시범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 중인 운영안에 따르면 기존 증시와 달리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은 적자 상태라도 과학창업판에 상장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한 과학창업판 도입을 계기로 자금난을 겪는 많은 민영기업들이 금융권 대출과 회사채 발행 외에도 자본시장에서 더욱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는 과학창업판 개장을 계기로 대어급 유니콘 기업들이 향후 미국, 홍콩 증시가 아닌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장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 'BAT'로 불리는 3대 기술 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해 징둥닷컴, 샤오미, 핀둬둬 등이 모두 미국이나 홍콩 증시에서 상장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등 중국의 기술 육성 정책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차세대 산업에 대한 지원 방식을 바꾸기 위해 과학창업판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정부 주도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등 차세대 핵심 기술을 직접 육성하던 방식이 미국의 공격을 받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을 통해 차세대 기술 기업에 충분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환경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준비 중인 과학창업판. 이로 인해 중국의 경제와 국제 경제의 판도가 어떻게 새롭게 변모할지, 세계가 6월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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