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잠이 부족하면 인간에게는 다양한 일들이 생긴다. 며칠만 수면이 부족해도 집중력 저하, 인지 기능 저하, 면역력 약화 등의 증상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지속적으로 수면이 부족할 경우 심하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잠을 왜 자야 하는지에 대해 생물학적인 이유가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 바-일란 대학의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을 통해 그 비밀의 실마리를 풀었다. 수면이, 손상된 뇌 신경세포(뉴런)의 DNA 복구와 직결돼 있다는 것이며, 이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하레츠(Haaretz)'에 따르면 이 연구를 수행한 건, 바-일란 대학의 리오르 아펠바움 교수팀으로, 연구팀은 제브라피시를 실험 대상으로 삼아 실험을 했다고 한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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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고기를 실험 대상으로 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치어일 때 뼛속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하고, 잠도 인간처럼 밤에 잔다. 

인간과 일부 동물의 적혈구는 예외지만 그 밖의 모든 세포에는 DNA가 있다. DNA는 생기는 시점부터 바로 손상되기 시작하는데, 그 원인은 각종 산화물, 태양광 등 부지기수며 심지어 뉴런의 활동도 그중 하나다. 이론상 손상된 DNA는 그런 기능을 가진 효소에 의해 복구돼야 한다.‘

연구팀은 뉴런의 DNA 염색체를 염색하고, 3D 저속촬영으로 움직임을 추적했다. 그 결과 물고기가 깨어 있을 때 세포 핵의 염색체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DNA 손상이 증가하는 게 관찰됐다. 즉 수면 부족이 장기화하면 뉴런은 사멸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잠 잘 땐 염색체 움직임이 다시 빨라졌다. 이는 손상 부위가 잘 수리되고 있다는 뜻으로, 개별 뉴런의 단위에서 DNA가 정상상태를 유지하려면 충분한 수면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펠바움 교수는 이런 현상을 도로 곳곳에 포트홀이 생긴 것에 비유했다. 그는 "특히 주간의 러시아워에 도로의 파손이 늘어나도, 교통량이 줄어드는 야간이 돼야 도로 복구가 가장 편하고 효율적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그러나 뉴런 말고 다른 세포의 DNA 복구도 잠잘 때 이뤄지는지는 일단 회의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 부분을 보기 위해 혈관 내벽 세포와 신경아교세포 두 종을 추가로 실험했다. 하지만 주야 사이에 염색체 움직임이나 DNA 손상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펠바움 교수는 "일단 이런 메커니즘은 특별히 뉴런에만 작동하는 것 같다"면서 "향후 과제는 근육과 같은 다른 형태의 세포를 시험해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연구가 그렇듯 추후 필요한 추가 연구가 요구되는 결과로 남게 되었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삶의 질을 낮출 뿐 아니라 생명이 위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상황. 인간에게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한 번 알게 된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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