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대륙을 떠다니는 신비한 ‘녹색빙산’ [지식용어]
남극대륙을 떠다니는 신비한 ‘녹색빙산’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9.03.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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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남극을 흔히 빙백(氷白)의 대지라 부른다. 남극에 있는 눈과 빙산들이 일반적으로 흰 색을 띄기 때문이다. 또한 빙산은 얼음분자의 빛의 산란으로 인해 순수할수록 푸른 색을 띈다. 때문에 실제 남극의 빙산들은 푸르거나 흰색이다. 

하지만 남극대륙 주변에는 이런 일반적인 빙산이 아닌 녹색으로 된 빙산이 떠다니고 있어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이에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녹색 빙산의 형성 원인에 대한 연구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미국지구물리학회(AGU)에 따르면 워싱턴대학 빙하학자 스티븐 워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녹색빙산이 남극대륙의 바위에서 나온 산화철로 인해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AGU 발행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대양(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Oceans)'에 실었다.

AGU 제공
AGU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산화철은 남극대륙의 토양과 바위 등에서 발견되는데 대륙의 빙하가 기반암을 타고 흐르면서 바위를 갈아 빙하분(粉)이라는 암석가루를 만들고, 이 가루 속의 산화 철 성분이 바다 위의 빙붕(氷棚)에 갇혀 형성이 된다. 그리고 이 빙붕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녹색 빙하가 완성이 되는 것이다. 

워런 박사는 지난 1988년 호주 탐사팀의 일원으로 남극을 찾아 처음 에메랄드빛의 빙산에 올랐고 이 때 얼음 안에 기포가 없는 것을 확인, 단순한 빙하의 얼음이 아니라 확신하였고 빙붕이나 바닷물에 섞여 있던 불순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추정했다. 

따라서 처음에는 해양의 동식물이 죽은 후 분해돼 유기탄소가 되고 이것이 불순물로 섞여 형성된 것으로 보았다. 유기탄소는 노란색이고 빙하는 푸른색이기 때문에 둘이 합치면 녹색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색빙하와 일반적인 빙하의 유기물 함량이 같은 것으로 밝혀져 이 가설은 배제됐다.

그리고 몇 년 전 태즈메이니아대학의 해양학자가 남극대륙 동부의 애머리 빙붕 핵에서 철 성분을 찾아낸 것이 단서가 됐다. 빙붕 윗부분의 빙하 얼음보다 바닥에 가까운 해양 얼음에서 500배 가까운 철 성분이 발견된 것이다. 철은 산화해 녹이 슬면 보통 황토색이나 붉은색, 갈색을 띄는데 이 색이 얼음의 푸른색과 섞여 녹색빙하를 만들 수 있다.

워런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추가 연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면 녹색빙하가 단순히 호기심이나 신비함의 대상을 넘어 해양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입증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철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주요 영양원으로 산화철을 가진 녹색빙산이 바다를 부유하면서 철을 실어 나르는 배달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남극. 아름답기만 한 줄 알았던 녹색빙하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그 역할 역시 크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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