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계약 후 몇 달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대형 SUV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같은 집안 기아자동차에서 또 하나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출시된 팰리세이드와 달리 텔루라이드는 아직 국내 출시 여부가 불확실해 다양한 소문만이 무성한데, 기아차 내부에서 조차 아직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상황으로 보인다.

3일 기아차에 따르면 당초 '북미 전용 모델'로 개발한 텔루라이드가 국내서도 관심을 끌자 영업 부문에서는 출시를 요구하는 반면 재무와 생산 부문 등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출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텔루라이드'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차, “현재로서는 국내 출시 계획이 없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대형 SUV에 대한 국내 수요가 확인된 만큼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텔루라이드를 출시해야 한다는 영업 부문의 요구가 계속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내수 판매를 위해서는 수입하거나 국내서 생산해야 하는데 두 방법 모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라며 "현재로서는 국내 출시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이 바뀌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 다양한 여건상 출시가 희박한 상황

1. 노동조합과 의견 합치 관건

텔루라이드를 국내서 생산하는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게 기아차 내부의 시각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이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국내에 수입하는 것은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과 의견이 합치돼야 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판매를 위해서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하는 '텔루라이드' [기아자동차 제공]

2. 가솔린 엔진만 탑재한 ‘텔루라이드’

또 팰리세이드와 달리 텔루라이드는 국내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북미 전략 모델로 개발돼 국내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미국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에서 생산/판매하는 텔루라이드는 4가지 트림 모두 가솔린 3.8 엔진만 탑재했는데, 국내 판매를 위해서는 팰리세이드처럼 디젤 모델도 함께 생산해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디젤 모델을 새로 개발해야 하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그렇다고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 등의 문제에 따라 국내 공장에서 가솔린 모델만 생산하기로 결정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3. 수출 문제/‘모하비’ 페이스리프트와 겹치는 포지션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텔루라이드에 대해 북미 판매 외에도 연간 3천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황이다. 하지만 만약 국내에서 생산한다면 내수 시장만 고려해야 한다는 약점도 지적된다. 또 기아차의 플래그십 SUV 모하비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도 텔루라이드의 국내 판매에 부정적이다.

현재 판매 중인 '모하비' [기아자동차 제공]

이처럼 화제의 텔루라이드는 아직까지는 국내 생산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국내 출시를 원하고 일부 기아차 영업 내부에서도 그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출시하지 않는다’라고 확언하기도 어려운 상황. 기아차가 현재의 어려운 고민에 어떠한 해답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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