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버스나 지하철 등 출퇴근 시간 이용객이 많은 대중교통. 출퇴근 시간에는 피곤이 쌓여 졸기도 하고 굳이 출퇴근 시간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기도 모르게 졸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기가 내려야 할 정류장에 도착할 때쯤 갑자기 눈이 번쩍 떠지는 경험이 한 번씩 있지 않은가?

물론 너무 깊은 잠이 들었다면 목적지를 지나치기도 하고 도착지 한참 전에 깨기도 한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이 목적지에 다다를 때 눈이 떠지는 경험을 하는데 어떻게 이런 신기한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를 밝혀내기 위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수면에는 다섯 단계가 있는데 1~4단계를 비렘수면이라고 하고 나머지 한 단계를 렘수면이라고 한다. 1~4단계까지 수면의 단계가 높아질수록 깊은 수면에 빠진다. 이 사이클은 잠을 자는 동안 반복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다양한 방해 요인이 있어 깊은 수면에 빠지기 어렵고 이때는 얕은 수면 상태를 유지한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진은 사람이 자는 동안의 뇌파를 분석했더니 비렘수면 중 얕은 잠인 1~2단계에서는 뇌의 외부 자극 처리 기능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기억 등 내부 자극을 처리하고, 비렘수면 단계에서는 외부 자극을 일부 받아들인다는 게 통설이다. 그리고 비렘수면일 때 평소 의미 있게 여기던 단어가 귀를 통해 들어오면 뇌는 이를 놓치지 않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깊은 잠인 비렘수면 3~4단계에 들었다면 이런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세계적인 과학잡지 뉴런에서 2000년도에 발표한 흥미로운 논문 자료도 있다. 연구팀은 피실험자가 깨어있을 때와 잠을 잘 때 각각 경고음과 피실험자의 이름을 들려주고 자기공명장치와 뇌전도 검사를 이용해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면 중인 사람에게 경고음을 들려줄 때보다 피실험자 본인의 이름을 들려줄 때 뇌가 활발히 반응한 것이다.

즉 버스에서 수면 중인 사람에게 중요한 단어인 목적지를 듣게 된다면 수면 중임에도 해당 단어가 들렸을 때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얕은 수면 상태이므로 잠에서 깨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고 목적지에 가까워질 때쯤 안내방송을 들으면서 깨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잠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목적지에 다가왔을 때 깰 수 있었던 것이다. 너무 깊은 잠에 들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렇게 우리가 버스에서 잠이 들어도 목적지를 놓치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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