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 1명 아래로 떨어졌다. 사망자 수는 29만8천9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인구는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적은 2만8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작년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합계출산율은 1971년 4.54명을 정점으로 1987년 1.53명까지 떨어졌다. 1990년대 초반에는 1.7명 수준으로 잠시 늘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2017년에는 1.05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2018년에는 0.98명으로 1.0명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제공)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1명 이하의 아이를 낳는다는 의미"라면서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앞으로 인구감소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작년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평균 1.68명(2016년 기준)을 크게 밑돈다. OECD 국가 중 1명 미만인 곳은 없어 압도적인 꼴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작년 출생아 수도 32만6천900명으로 전년 35만7천800명보다 3만900명(8.6%) 감소했다.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다. 실제 출생아 수는 1970년대만 해도 한해 100만 명대에 달했다. 그러나 2002년에 49만 명으로 절반으로 줄면서 40만 명대로 떨어졌다. 이후 2015년 반짝 증가했다가 빠른 속도로 곤두박질해 2017년 35만7천700명에 이어 2018년에는 32만 명대로 추락했다.

우리나라의 한 해 출생아 수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반면, 작년 사망자 수는 29만8천900명으로 전년보다 1만3천400명(4.7%) 늘어나 1983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출산율 저위 추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시점은 2028년이지만, 이미 출산율은 저위 추계 수준을 밑돌고 노인 인구는 증가해 사망자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보다 인구감소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출생아 수 하락, 고령화 상승 (연합뉴스 제공) 

청년세대가 안정된 일자리와 주거환경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유아시설이 부족한 현실의 장벽 앞에서 출산율이 끝없이 미끄러지고 있는 상황.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출산 장려 대책을 만들고 시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저출산 문제를 겨냥한 정부 정책의 포커스가 빗나갔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을 정부도 인식해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책 역량을 전환하기로 선언한 만큼, 대한민국에 닥친 인구절벽의 위기에서 반드시 탈출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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