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김아련] 한 남성이 인도 뭄바이에서 자신의 부모를 상대로 자신의 동의 없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이 남성은 “태어나는 것은 나의 동의 없는 결정이었다”면서 앞으로 살아갈 비용을 부모에게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라파엘은 앞서 1년 전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아이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장난감이나 애완동물 대신 아이를 낳았고, 당신은 부모의 일종의 유희 거리였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라파엘의 부모는 아들과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왔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 대해 무겁지 않게 받아들였다.

라파엘의 소송은 투정이나 생떼를 부리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안티 나탈리즘(anti natalism)’에 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안티 나탈리즘(anti natalism)은 사람의 출산은 지구와 자연에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기만 하니 더 이상의 번식을 그만하고 인류를 지구에서 점차 퇴출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본래 나탈리즘(natalism)은 출산을 장려하여 인구를 늘리는 것을 권장하는 주의를 의미한다. 이는 가톨릭의 기본 이념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 구절을 나탈리즘의 근거로 삼는다.

때문에 안티 나탈리즘은 ‘인간은 지구와 동물들에게 해악만 끼치는 존재니, 아무 폐도 끼치지 말고 조용히 사라져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안티 나탈리즘을 주장하는 부류는 삶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출산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은 숨 쉬는 것조차 해악이라며 마스크로 입을 가리며 시선을 던지는 것조차 폐라며 눈을 가린다.

또한 안티 나탈리즘의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은 세상의 고통과 본인의 의무를 왜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지 의문을 갖기도 한다.

라파엘 역시 다섯 살 때 처음 안티 나탈리즘 생각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더니 부모들은 가라고 떠 밀었는데, 왜 가야하느냐고 아버지에게 따졌더니 납득이 가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라파엘은 모든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명해지고 싶어서 별짓을 다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상과 주장은 그 파급력이 적지 않아 안티 나탈리즘 역시 앞으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에, 팍팍해진 감정들이 더해져 우리의 삶이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