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수범 칼럼니스트] 한참 쓰이던 단어 중의 하나는 히스테리증세이다. 매우 신경질적이거나 감정의 변화가 심한 경우에 히스테리 증세라고도 한다. 정신질환의 일종이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히스테리가 심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히스테리는 신경증의 하나로써 정신적 원인으로 일어나는 병적인 흥분상태로써 신체의 운동마비, 실성(失性), 인체의 경련 등의 신체 증상이나, 건망(健忘) 등의 정신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좀더 분석하여 본다면 정신분석의학에서는 정신병, 신경증, 도착증으로 크게 나눈다. 그중에 신경증에는 히스테리와 강박증, 공포증으로 나누었으며 그 중의 하나가 히스테리다.

신경증자는 억압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억압된 것이 내부로부터 말실수, 실수행위, 증상의 형태로 되돌아오는 특성이 있다. 신경증에서의 근본적인 메카니즘은 억압이다. 정신병자가 일반인이 꺼리는 외설적인 감정이나 행동을 스스럼없이 한다면, 신경증자는 억압을 통해 그런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감춘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억압된 것은 감각이나 감정이 아니라 그 감각이나 감정에 부착된 생각, 관념이라고 지적했다. 즉 무의식은 감정이 아닌 생각, 관념(이데아, 표상)들로 구성된다는 뜻이다. 생각, 관념들은 말이나 기표를 통해서만 표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감정과 생각은 처음에는 결합된 형태로 있지만 억압이 일어나면 서로 분리되어 생각이 의식으로부터 밀려나게 되고 감정만 남게 된다. 이것이 바로 환자들이 원인도 모르게 불안에 떨거나 우울증에 빠지거나 죄의식으로 가득차는 이유다.

생각이 한번 억압되면 단순히 잠자는 상태로 머물지 않는다. 다른 생각들과 관계를 맺고, 가능하면 꿈, 말실수, 증상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억압된 생각은 프로이트가 말한 망각, 말실수, 증상과 같은 위장된 형태로 표출한 생각과 동일한 것이다. 억압된 것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증상이나 말실수를 통해 되돌아온다는 사실에 있다. 얼굴 경련과 같은 증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정신분석에서 억압에 관해서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다. 얼굴의 경련은 억압되어 버린 혐오스런 생각이나 더 많은 것을 보고자 하는 억압된 소망으로 부터 온 것일 수 있다. 신경증의 증상은 언어의 역할을 하며 억압은 바로 그 언어를 통해 표출된다. 증상은 곧 타자를 향한 메시지인 것이다.

히스테리의 흔한 증세로는 경미한 통증, 가슴이 죄는 느낌, 편두통, 현기증, 쑤시고 욱신거리는 느낌, 눈이 안 보인다던가, 말이 안 나오고, 귀가 안 들리는 것과 같은 마비 상태 등 다양한 신체언어로 표현된다. 표현된 증상의 경우, 증상이 선택한 매체는 언어를 대신하여 쓰여진 신체언어이다.

히스테리환자에게 어떤 생각을 억압하더라도 거기에 상응하는 감정은 그대로 남아있으며 그것에 압도된 환자는 어떤 식으로든 설명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생각을 망각하고도 감정이 그대로 잔존하는 그런 경우로써 히스테리 환자들에게 공통적이다.

프로이트가 말한 증상사례를 보면 안나O는 이따금 오른팔이 마비됨을 느꼈는데, 이는 그녀의 백일몽에서 뱀이 아버지를 물려고 하는데 그 팔이 위험에 처한 아버지를 보호하기 거부했기 때문이다. 즉 그녀의 신체적 증상은 그녀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아버지가 죽길 바라는 소망 때문이다. 또 넙적다리에 국소적으로 느끼는 심한 통증이 있었다. 이는 아버지의 발을 치료하던 중 치료를 위해 그 발이 기댔던 부분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히스테리환자에게는 억압된 것이 신체의 증세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보통 한국여성들에게 화병이 많은 것도 각종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아무 이유없이 특정한 때가 되면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하나의 통증이 없어져도 화병, 분노, 감정, 스트레스가 없어지지 않았다면 다른 증상으로 변하여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특정한 때, 특정한 물건이나 사건이 생기면 꼭 아픈 경우도 히스테리적인 감정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여진다.  

히스테리 환자의 특징은 강박증자와는 다르게 대상을 자기 자신을 위한 것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타자가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아내려고 한다. 스스로 타자의 욕망을 지속시킬 수 있는 특정한 대상이 되려고 한다. 또 히스테리환자는 성적 상대인 타자를 강조한다. 그녀는 타자의 욕망을 지배하기 위해 스스로 욕망의 대상이 된다. 환상을 통해 그녀는 자신을 타자의 대상으로 위치시키고, 타자는 욕망하는 주체로 자리 잡는다. 실제로 자신이 대상의 역할을 영원히 수행할 수 있도록 타자의 욕망을 불만족한 상태로 유지한다. 타자를 불만족한 상태로 남겨두는 것은 환자가 자신을 그의 욕망의 대상으로, 그에게 결여된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른바,“불만족한 욕망”에 대한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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