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인간을 배려하는 기술 ‘캄테크’ [지식용어]

[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김미양] 직접 말로 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현재 기술 발전의 트렌드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최근 중요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인공지능기술은 이미 우리들의 삶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기술의 부상과 함께 평소에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숨어있다 필요할 때 나타나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인 ‘캄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캄테크’는 조용함을 뜻하는 캄(calm)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사람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상생활 환경에 센서,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를 보이지 않게 내장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캄테크는 1995년 마크 와이저와 존 실리 브라운이 쓴 ‘디자인 캄 테크놀로지’라는 논문에서 처음 사용된 개념이다. 캄테크의 특징은 인간이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알아서 인간을 배려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캄테크는 세 가지를 추구하는데, 이를 살펴보면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사용자의 주의와 관심을 끌지 않도록 하는 ‘무자각성’을 추구한다. 이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과 대상에 적합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캄테크의 핵심이다.

두 번째로 현실과 가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또 다른 방향으로 확산되는 ‘확장성’ 역시 필요하다. 현실과 가상을 크게 구분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재미와 가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캄테크가 지향하는 확장성이다.

세 번째는 제3의 서비스와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 서비스’이다. 국내의 한 냉장고 업계는 냉장고를 IoT 기술과 접목해 단순히 식자재를 보관하는 가전으로의 기능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또한,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냉장고 내부를 볼 수 있으며 부족한 식자재는 바로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도 가능하다.

그리고 캄테크의 대표적 사례로 한 침대제조업체는 침대에 첨단 센서를 탑재해 사람이 잠자는 동안 심박수와 호흡수, 코골이나 뒤척임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웰 슬립 센서(Well Sleep Senso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탑재된 센서가 수면 상태를 파악하고 침대가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올바른 수면 자세를 유도해 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사람의 위치와 온도를 감지해 바람의 방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에어컨, 사용자의 심박수와 운동량을 체크하는 스마트 워치,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해 알려주는 스카프 등의 캄테크 제품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캄테크의 기술이 현재 활용범위가 전 산업계로 확대되고 있는 현실.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이미 우리의 삶에 침투해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 이 기술이 또 어떤 식으로 변화를 이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