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현지시간으로 13일, NASA(미국항공우주국)은 화성탐사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와의 교신이 끝내 실패하자 ‘임무 완수’를 선언하여 활동이 종료됐음을 알렸다. 

오퍼튜니티 호는 2003년 6월 25일에 세 번째로 화성 착륙에 성공한 미국의 화성탐사 로봇이다.

먼저 착륙에 성공한 스피릿호와는 쌍둥이 탐사선으로 173㎏의 무개와 6개의 바퀴, 9대의 카메라와 과학연구에 필요한 현미경, 적외선 분석 장치, 로봇팔 등의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물의 존재를 알려주는 적철석으로 된 자갈 형태의 소구(小球) (NASA/JPL-Caltech 제공)
물의 존재를 알려주는 적철석으로 된 자갈 형태의 소구(小球) (NASA/JPL-Caltech 제공)

오퍼튜니티호의 주요 임무는 화성의 물 존재 여부와 암석·토양 등 화성에 관한 각종 정보의 수집으로 로봇팔을 이용하여 화성의 토양을 채취하였고 팔에 부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암석의 표면을 현미경 수준으로 확대해 컬러 영상으로 360˚ 회전 촬영하였다. 

오퍼튜니티호의 애초 설계수명은 90일, 이동 거리 1km가 목표였으나 오퍼튜니티호는 거의 기적과도 같은 시간인 15년간 45㎞를 이동하면서 탐사 임무를 수행해 왔다. 

오퍼튜니티호는 착륙지 인근에서 물속에서 형성되는 광물인 적철석(赤鐵石·hematite)을 찾아내고, 엔데버 충돌구에서 지구의 연못이나 호수에 있는 물과 유사한 것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흔적을 발견해 냈다. 

또한 360도 컬러 파노라마 사진 15장을 포함해 21만7천 여 장의 사진을 송신해 화성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는 데에 매우 큰 공신을 하였다. 특히 화성탐사로버(MER) 프로젝트 과학자들은 무엇보다 오퍼튜니티와 스피릿의 탐사활동으로 화성이 지금은 춥고 건조하고 황폐하지만 아주 오래전에는 표면과 지하에 물이 존재하는 등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 최대의 업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게 앞으로도 더 많은 활약을 해줄 것 같았던 오퍼튜니티호였지만 결국 한계에 다다랐다. 지난해 5월30일부터 화성 전체를 휘감는 먼지 폭풍이 일자 동력을 아끼기 위해 6월 10일 교신을 끝으로 '인내의 계곡(Perseverance Valley)에서 동면에 들었고 이후 3개월여 만에 먼지폭풍이 가라앉은 후 다시 교신을 시도하였지만 반응이 없었다. 과학자들은 먼지폭풍에 의해 태양광 패널에 먼지가 쌓여 동력 충전이 되지 않아 깨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라포밍의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화성. 오퍼튜니티호는 화성의 비밀을 밝히는 선구자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냈다. 자신의 역량보다 훨씬 많은 업적을 이루어낸 오퍼튜니티호의 영면을 기원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