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숲이 그리운 이유, ‘녹색갈증’ 본능 때문 [지식용어]
바다-숲이 그리운 이유, ‘녹색갈증’ 본능 때문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19.02.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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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고층 건물 사이를 오가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은 ‘바다나 숲이 보고 싶다’며 으레 자연을 그리워하곤 한다. 때문에 자연을 찾는 여행객은 꾸준하고, 자연에서 즐기는 캠핑은 하나의 취미 유형이 되어 자동차 시장마저 변화시켰다. 심지어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부류도 존재하는데, 이를 소재로 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공감을 사며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인간이 자연을 그리워하고 찾는 감정은 ‘녹색 갈증(biophilia)’이라는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한다. 녹색갈증이란, 자연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 생명체의 본질이라는 개념이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에 따르면 인간의 육체와 정신은 자연에 맞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이런 자연 회기 본능을 '녹색 갈증'으로 표현했다.

녹색갈증은 이를 둘러싼 사회 현상으로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먼저 산림 치유를 통해 이런 녹색갈증 욕구를 해소해주는 산림치유지도사가 새로운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치유지도사는 푸른 자연 경관, 자연의 소리, 상쾌한 공기 등 산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치유 인자를 활용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도심 속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지면서 산림치유지도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숲길을 30분만 걸어도 우울, 피로 등의 부정적 감정은 줄고 뇌의 인지능력과 회복 능력이 향상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소, 면역력 증가에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 등이 증가한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산림청 인증기관에서 관련 교육을 수료한 후 국가시험을 통과해야만 산림치유지도사의 자격이 주어진다.

또 녹색갈증으로 인해 조건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자연 속에서 생활하려는 사람들도 증가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주거 공간에 소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 예로 서울시는 총 15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나무심기사업인'동네 숲(골목길) 가꾸기사업'과 '공동체정원조성 주민제안사업'을 각각 추진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힌 바 있다.

'공동체정원조성 주민제안사업'은 2014년부터 시행됐으며, 주민제안을 통해 10인 이상의 공동체에 녹화재료 또는 보조금을 지원해 시민들이 스스로 일상생활 속에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사업이다. 즉 자연을 곁에 둬 녹색갈증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밖에 최근에는 자연을 집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녹색갈증 해소용 주택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현대인의 녹색 갈증을 겨냥한 테라스하우스가 전국적으로 다량 공급되고 있는데, 테라스하우스는 비탈진 경사면을 이용해 계단식으로 집을 지어 아랫집 옥상을 윗집이 테라스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일반 아파트보다 나은 일조권과 조망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한 녹색갈증이 도시생활을 하는 현대인을 중심으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자연환경을 파괴하면 인간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당연한 원리에서 바라본다면, 그 피해 현상 중 하나가 점차 심해지는 녹색갈증이다. 물을 마시지 못해 갈증이 심해지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듯, 환경오염이 점점 심해져 자연이 파괴된다면 인간의 본능인 녹색갈증을 해소할 수 없어 삶이 피폐해질 것이다. 자연을 곁에 두려는 움직임을 넘어 소중한 자연을 보호하려는 움직임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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