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그리고 트럼프의 독주 체제 등으로 뉴욕 증시에 이어 아시아 증시 그리고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흔들리면서 한국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밀어닥칠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퍼펙트 스톰은 초강력 폭풍으로 본래 기상용어이다. 개개의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을 뜻한다.

퍼펙트 스톰이라고 명명한 것은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였던 세바스찬 융거였다. 융거는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퍼펙트 스톰’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융거는 당시 허리케인과 다른 두 개의 기상 전선이 충돌해 유례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 퍼펙트 스톰이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이 퍼펙트 스톰을 경제학으로 확장시킨 사람이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이다. 어둡고 비관적 경제 전망을 내놓아 ‘닥터 둠’이라고 불리는 루비니 교수는 2011년 7월, 미국 경제의 이중침체, 유럽의 경제 위기, 중국의 경제 경착륙 등 악재들이 겹쳐서 빠르면 2012년, 늦어도 2013년까지 세계 경제가 퍼펙트 스톰을 맞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퍼펙트 스톰은 여러 나라에서 재정위기, 경기 침체 등 다양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거대한 경제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을 말하게 된 것이다. 이후 국가적 차원 또는 세계적 차원에서 직면하는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을 비유하기 위한 용어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 높은 나라 중 하나이며 특히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 두 나라의 무역전쟁과 우리나라의 높은 의존도가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올 수 있다고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기준금리를 너무 낮추어 왔다는 평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 우리도 따라 올리지 않으면 금리 격차가 커져 우리나라에 있던 외국인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낮은 금리 그리고 외국인 자본의 높은 비중 등이 겹치면서 폭풍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각국 중앙은행 역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 갈등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유가가 급등할 경우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크다.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퍼펙트 스톰. 사소한 것들이 서로 뭉쳐 폭풍을 만들어 내기 전에 힘이 약할 때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지표가 계속 나빠지는 등 저조한 우리나라의 경제 성적이 퍼펙트 스톰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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