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설 연휴는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평소 보지 못했던 가족, 친지를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이런 즐거워야 할 기간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설 연휴기간이었던 2월 17일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아내가 시댁을 가지 않고 외도를 한다고 의심하여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이 아내 얼굴에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리고 같은 날 강원도 고성에서는 70대 남성이 50대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들이 술에 취해 아내(73)를 폭행하자 아들을 살해한 것이다. 그리고 광주 광역시에서는 50대 남성이 내연녀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고 내연녀의 자녀들이 있는 방에 불을 저지른 사건도 발생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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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명절이 되면 오히려 가정폭력 사건이 늘어나는 것일까? 이는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서로 간에 좋지 못한 감정들이 생길 수 있는데 오랜 만에 만난 자리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거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폭발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고부갈등과 강압적인 부모자식간의 관계, 그리고 명절이라며 모여서 마시는 술 때문에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기간 동안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1,032건으로 평상시인 683건에 비해, 51.1%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목해야 할 명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정폭력 사건은 급증한다. 이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언제’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대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언제 취직할 거냐’, ‘결혼은 언제 할거냐’라며 묻는 것은 당장 그것들을 달성하기 힘든 이들에게는 매우 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또 남과 비교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신의 자녀를 들먹이면서 “너는 왜 그러고 있냐”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얘기들은 오지랖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기분만 상하게 한다. 

또 고부간의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편해졌다 해도 시댁과 처가는 서로 불편할 수 있다. 뭔가를 바라는 것이 있다면 자신도 똑같이 해줄 생각을 하고 바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불균형이 생겨 버리면 덜 해주는 것들만 뇌리에 남아 갈등의 씨앗이 되고 매우 빠른 속도로 감정이 폭발해 폭력이나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분노조절장애가 극심해지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에서 살다보니 작은 짜증에도 불쾌함이 극에 치솟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대화나 문화도 이제 조금씩 변화를 해야 할 때가 왔다. 그 동안 당연하게 해 왔던 말 중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서로 웃으면서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는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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