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미양] 2018년 1월, “아~ 올해가 11개월이나 남았다.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한 5월 즘에 시작해도 충분할거야” 2018년 5월, “음 아직 올해가 7개월이나 남았네, 아직 여유가 충분해” 2018년 10월, “아 벌써 10월이네...이제 2개월 남았는데 언제 다 하지?”

이런 식으로 주어진 시간을 재고 재다 결국 제대로 된 실천을 하지 못하고 성과를 볼 수 없는,비효율적 악순환이 많은 이들의 일상에서 반복된다. 이를 ‘파킨슨 법칙’이라 하는데 어떤 일이든 주어진 시간이 소진될 때까지 늘어지고, 첨차 그 일이 비효율적으로 규모만 불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파킨슨 법칙은 1955년 영국 역사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으로부터 유래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풍자 에세이에 자신이 영국 해군 복무 시절에 겪은 경험에서 발견한 어떤 법칙을 담았는데, 그 내용이 점차 공감을 사며 훗날 그의 이름을 따 ‘파킨슨 법칙’이라 불리게 되었다.

에세이에 담긴 파킨슨 법칙은 이렇다. 첫 번째, 어떠한 목적으로 설립된 관료조직이 애초의 목적에 걸맞지 않게 점점 몸집만 커지는 점이었다. 당시 그는 에세이에 이 사례로 영국의 식민청을 들었는데, 영국의 식민지는 점차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곳의 근무자 인력은 점점 증가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업무와는 전혀 무관하게 매년 일정 규모씩 커졌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두 번째, 관료조직의 업무량은 증가하지 않았더라도 예산 지출은 그것과는 무관하게 증가해 반드시 소진된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연초에 비해 연말에 집중되는데, 한 두 곳의 관료집단에서 보이는 현상이 아니라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파킨슨은 설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연도 예산 감축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기간이 주어진 업무와 예산 사용에 있어 비효율성을 꼬집었는데, 이러한 파킨슨 법칙은 현 시대에도 이어져 오고 있는 현상이라 오늘날 역시 많은 공 기관에서 쉽게 볼 수 있다.특히 ‘연말만 되면 보도블럭을 갈아엎는다.’라는 쓴 소리는 파킨슨 법칙 식 비효율적 예산 소비를 꼬집는 말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파킨슨 법칙은 비단 공무원 집단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개인의 일상에도 파킨슨 법칙 같은 비효율이 지방덩어리처럼 끼어 있다. 시험기간을 충분히 앞 둔 기간에는 여유를 가지다가 시험 날짜 코앞에 이르러서야 번개치기 공부를 한다든가, 업무 마감 기간 내내 집중하지 못하다가 마감 며칠을 앞두고 밤을 세워 일하는 직장인의 경우 역시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는 파킨슨 법칙의 일부분이라 볼 수 있다.  

2019년 새해가 이제 한 달 넘게 지났다. 우리가 세운 2019년 목표는 ‘실천’이라는 연료로 잘 굴러가고 있는가? 혹시 파킨슨 법칙이라는 이름의 비효율적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여유를 부리고 있지는 않는가? 어느 덧 훅 다가올 2019년 연말을 후회로 마감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삶에서 ‘파킨슨 법칙’을 다이어트 해 거둬내 버리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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