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최근 한 기업의 콘솔 게임기가 엄청난 할인율로 판매를 하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도 입문을 하거나 선물용으로 구매를 하기 위해 행사를 하는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으로 몰렸다. 

오프라인 매장은 오전 일찍부터 줄을 서고 있어야 구매가 가능했고 온라인은 상품이 풀리자마자 거의 30초 만에 품절이 되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구매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해당 사이트의 서버가 감당하지 못해 버벅거리는 모습만 보다가 ‘품절’이라는 문구만 봐야 했고 많은 물건들이 원래 가격에 5~10만 원 정도가 더 붙어서 할인가 보다는 싸게 중고사이트에 올라왔다. 이른바 ‘되팔이’가 성행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정된 게임기 판매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유명 뮤지컬 등의 공연도 예매를 시작하면 1분 안에 매진이 되는 현상이 매우 잦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매크로’ 프로그램의 사용 때문이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매크로(macro)란 자주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묶어서 하나의 키 입력이나 동작으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든 것을 말한다. 주로 단순하게 반복해야 하는 일을 간단하게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므로 쓰기에 따라서는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매크로를 이용해 한정된 물건이나 티켓을 예매하는 것을 ‘매크로 예매’라 한다. 

최근 매크로 예매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볍게는 대학에서의 수강신청으로 인기 강의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경쟁률이 세 수강신청 시간이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이다. 하지만 매크로를 사용하면 인간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속도로 수강신청을 완료할 수 있다. 항간에는 이렇게 수강신청을 대리로 해 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사례가 있었다.

또 위에서 언급했던 티켓을 예매하거나 한정된 물품을 구매할 때도 악용된다. 매크로를 사용해 다량의 티켓이나 물품을 구매한 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데 티켓의 경우 이를 ‘암표’라 하고 물품의 경우 ‘되팔이’라 한다. 이런 행위는 진짜 이 상품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정당한 가격이 아닌 높은 가격에 울며 겨자 먹기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그렇다면 매크로 예매를 처벌할 수 는 없을까? 현행법상으로는 아직 처벌 규정이 없고 정보시스템이 훼손될 정도로 과부하를 주는 것이 아니며 판매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손해를 딱히 보지 않아 처벌이 쉽지 않다. 현재는 기업 자체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공정한 경쟁을 해하는 것을 견제하는 수준이 머무르고 있다. 

매크로는 귀찮을 수 있는 작업 단계를 순식간에 줄여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좋은 도구라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진다. 매크로라는 의미가 어디서든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겨지는 것은 이를 악용한 사례가 많다는 반증이다. 점점 더 심해지는 매크로의 악용. 나중에 정말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관련 법규와 규제가 생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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