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대 피할 수 없는 경쟁.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부단히도 경쟁의 연속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경쟁이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삶을 고달프게 하는 고통을 떠오르게 하지만, 만약 이 세상에서 ‘경쟁’이 없다면 삶의 의욕 역시 없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주장을 가리키는 용어를 ‘메기효과’라고 한다. 메기효과는 정어리가 많이 잡히는 북유럽 국가의 항구도시에서 유래된 말이다. 

정어리는 쉽게 폐사하기 때문에 산 채로 운송하기 어려워 주로 잡는 즉시 소금에 절여 운반을 한다. 그런데 먼 옛날 한 어부가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싱싱하게 살아있는 정어리’를 운반해 놀라움을 샀다. 그 어부가 이용한 방법은 바로 정어리의 포식자로 알려진 ‘메기’. 이 메기를 정어리가 있는 수조 안에 넣자, 정어리들은 포식자 메기를 피해 부지런히 헤엄쳤고 그 결과 육지에 도착했을 때까지 죽지 않고 싱싱하게 살아있었던 것. 이러한 부분에 착안해 ‘메기 효과’는 경쟁이 누군가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삶의 의욕을 높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용어가 되었다. 

최근 JTBC 드라마 SKY 캐슬(스카이 캐슬)의 인기가 뜨겁다. 높은 교육열을 풍자하는 이 드라마에서도 아이들을 향한 ‘메기효과’가 다양하게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긴장감을 유발하는 경쟁상대를 붙이고 자극해 학습효과를 높이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데, 드라마에서 풍자의 요소로 등장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경쟁 심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열심히 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또 메기 효과는 기업들의 경영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경쟁사가 많은 시장일수록 기술의 발전이 빠르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향상된다는 점이다. 실제 글로벌 가구/생활용품 브랜드 ‘이케아(IKEA)’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쇼룸을 갖춘 이케아가 국내 가구 업계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막강한 경쟁상대인 이케아를 상대해야 했던 국내 가구 업계는 더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가격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고, 다양한 지역에 제 색깔을 갖춘 쇼룸을 운영하는 등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질도 동시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게 만들었다. 이는 ‘메기효과’가 극대화 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막강한 경쟁자 또는 위협적인 존재가 상대의 내재된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메기 효과’. 하지만 과도한 메기효과의 조장은 삶의 스트레스를 극대화 시키고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충고도 만만치 않다. 뭐든지 과열되면 그것은 사회의 문제가 되고 악(惡)이 되고 만다. 지금 나의 위치에서 메기 효과 없이 삶에 안주하고 대강대강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대로 극대화된 경쟁의식으로 스스로 혹은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적당함’에 대한 고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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