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서 예상했던 것만큼 줄거리나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적이 있는가. 내가 원하는 결말에 따라 끝이 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는 이러한 상상이 현실로 한 걸음 다가온 듯하다.

넷플릭스(Netflix)가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 미러 : 밴더스내치>를 지난달 28일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상호 활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방식 또는 형태로 이용자가 영화나 게임이 진행되는 중에 스토리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하면서 이용자 선택에 따라 콘텐츠의 구조가 다르게 진행되기에 줄거리뿐만 아니라 결말까지 내용이 달라진다. 

[사진/Maxpi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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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같은 제목의 콘텐츠를 즐겨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도중에 이야기를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용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말 해 영화 <밴더스내치>는 아침 메뉴같이 사소한 결정은 물론이고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릴지 말지 같은 중요한 결정까지 시청자에게 넘겨버린다.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영화의 결말도 다양하다. 영화 <밴더스내치>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결말은 10가지가 조금 넘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상영 시간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평균 상영 시간은 90분이지만 결말에 따라 40분 안쪽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영화가 진행된다. 이에 넷플릭스 이용자 사이에서는 다양한 결말이 궁금해 계속 되돌려 봤다는 등 신선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오디오북 서비스에서 인터랙티브 동화 서비스 <동화 만들기>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아동 전문 출판사 <아울북>과 함께 <피노키오>, <백설공주>, <아기돼지 삼형제> 등 동화 20편을 인터랙티브 오디오북으로 재구성했다. 역시 이용자는 중요한 장면마다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오디오북 특성상 캐릭터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화 만들기 서비스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클로바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나 클로바앱에서 즐길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1주일 만에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에 네이버 관계자는 인터랙티브 포맷을 발전시켜 추리 소설 등 성인 대상 콘텐츠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콘텐츠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이제 막 생긴 새로운 형식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독자의 결정에 따라 줄거리나 결말이 정해지는 서적이나 게임은 존재해왔다. 하지만 당시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대중화되기에는 책이나 게임이라는 콘텐츠 플랫폼이 갖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픽, 음성 인식 기술 등이 많이 발전해 이용자가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인터랙티브 콘텐츠. 대중화에 성공할지 여부는 플랫폼의 한계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대중화가 이루어진다면 안방에서 즐기는 TV 드라마의 결말도 시청자들이 선택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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