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우리나라의 화장실은 대부분 샤워와 욕실을 함께 이용하는 습식 화장실이다. 따라서 자주 청소를 해주지 않으면 물때가 쉽게 낄 수밖에 없는데, 간혹 붉은색이나 분홍색의 물때도 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물때는 왜 끼는 것이며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수도꼭지의 주변이나 욕조 또는 타일 등을 보면 붉은 물때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세균이나 곰팡이 등의 미생물이 발생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또 분홍색의 물 때 역시 미생물에 의한 것인데 이들은 공기 중에 떠다니다 세면대의 배수구 부근, 주방식기 건조기의 물받이, 벽면 타일 이음새 등 물기가 있는 곳에 붙어 번식하면서 나타나는 색이다.

이런 물때를 유발하는 미생물들은 메틸로박테리움, 슈도모나스균, 산토모나스 속, 영균, 코리네박테리움, 간균 등의 세균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공기나 토양 중에 널리 존재하면서 물때를 만들 뿐 인체에는 해를 입히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균에 의한 것이 아닌 물때로는 신축 건물의 타일 표면 착색에 사용된 코발트와 철 망간화합물 등이 화장실 청소에 사용하는 세제나 물로 인해 용해되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물때가 아니다.)

또 간혹 물때가 지역마다 색상이 다르다는 얘기를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 물때의 색은 지역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상술했듯이 미생물이나 코발트, 철 망간화합물 등에 의해 발색하는 것이다. 다만 동해 같은 강원도 지역에는 물에 칼슘(석회) 성분이 많아 하얀색 침전물이 생기는데 이를 물때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물때는 물이 있는 곳에 굉장히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임을 알았다. 하지만 방치해 두기에는 미관상으로 매우 지저분해 보이고 바닥 타일에 생겼을 때에는 미끄럼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기에 없애는 것이 좋다. 어떻게 없애야 할까?

변기는 항상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물때의 온상이다. 따라서 매번 사용을 할 때마다 관리를 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 필요한 것은 식초. 변기를 사용하고 나서 식초를 뿌려주면 늘 상쾌하게 변기를 이용할 수 있다.

수도꼭지의 물때는 안 쓰는 칫솔과 치약을 이용해 없애준다. 치약에는 연마제인 이산화규소가 포함되어 있어 녹과 물때를 미세하게 깎아내 없애준다. 군대에서 화장실 청소를 치약으로 하는 데에는 과학적인 원리가 있는 것이었다.

타일 틈새에 붙은 물때는 베이킹 소다와 식초를 이용해 없앨 수 있다. 베이킹 소다와 식초를 1 대 1의 비율로 섞어 솔 등을 이용해 문질러 주면 이들이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물때를 제거해 준다. 또 따뜻한 물을 뿌린 후 욕실용 세재 또는 락스를 묻히고 칫솔로 문질러 주면 물때가 사라지며 실리콘 부분은 다른 곳보다 곰팡이가 더 쉽게 생길 수 있어 세정제를 뿌리고 30분 뒤 청소를 해주면 물때는 물론 찌든 때와 곰팡이까지 모두 없앨 수 있다.

물때는 미생물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겨울에도 가습기와 보일러 등을 계속 틀어 놓아 미생물들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므로 물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좀 귀찮더라도 자주 청소를 해 주는 게 나중에 힘들게 없애지 않아도 되는 지름길이라는 점 잊지 말자.

#자문 - 한국수자원공사 맑은물운영처 한승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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