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 디자인 김미양]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최저 수준을 경신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아동 명품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를 적게 낳을수록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현상이 뚜렷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합계 출산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 출산율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출생아 수는 8만 명대에 턱걸이해 3분기 기준 역대 최소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생아는 2만 6000여 명으로 월별 통계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후 역대 최소로 내려앉았다.

아이러니 한 것은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아동용품 기업들은 고가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고, 관련 시장 규모가 성장세라는 것이다. 한 자녀 가정에서 아이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것이 그 이유인데, 양가 조부모와 삼촌, 이모 등 8명이 한 명의 아이를 공주, 왕자처럼 챙기는 현상을 두고 '에잇 포켓'이라는 용어도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주변 지인까지 더해 '텐 포켓‘이라는 용어가 불리고 있다.

아이에게 지출을 아끼지 않는 ‘텐포켓’의 대부분은 6070세대 들이다. 트렌드의 영향과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6070세대 고객들의 장난감, 유아 의류 거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출산율이 줄고 외둥이가 늘면서 남부럽지 않게 키우겠다는 부모의 마음, 조부모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신학기 가방 품목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이 대세가 되었다. 브랜드 책가방은 보통 15만 원 이상의 고가의 제품으로 판매가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으며 브랜드 소풍 가방 역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해 인기를 끌었다. 같은 기간 일반 책가방의 매출 신장률이 63%인 점을 고려하면 매출 신장률이 25%포인트 높다.

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기도 하다. 지나친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기본이고, 일부 상품 가격은 성인 제품만큼 비싼 것도 많다.

실제로 최근 겨울 몇 년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롱 패딩의 아동용 제품은 품절됐는데, 아이를 값비싼 제품으로 치장해 골드 키즈로 키우는 부모가 늘면서 고가 아동의류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아동용 패딩 점퍼 한 벌이 보통 90만 원대에서 100만 원대 초반이지만 매장 직원들은 “없어서 못 판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의 매장이 명품 수입 패딩으로 최근 3년 사이 매출이60% 넘게 늘었다고 하니 관련 시장은 계속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 가족들의 마음은 모두 똑같을 것이다. 저출산으로 손주가 귀하고 맞벌이 자녀를 원조하기 위한 조부모들의 손주 양육지원이 늘어나면서 6070세대의 소비층이 늘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결혼을 기피하거나 늦게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조카에 대한 무한사랑은 물질로 표현하는 현상이 더해졌다. 저출산으로 인해 삼촌, 이모부터 할아버지,할머니까지 지갑을 여는 ‘텐포켓’. 자칫 물질 만능주의가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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