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하루에 1/3을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근무시간 동안 직장인은 온전히 ‘근무’를 하고 있을까. 알게 모르게 업무 중간중간 자신만의 휴식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을 하는 것이 보통이데, 이것이 근무에 큰 지장을 초래할 만큼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면 분명한 문제가 된다. 회사도 근로자에 대한 처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근로자 역시 최선을 다해 회사의 목적에 이바지해야 한다. 그것이 서로의 도리이다.

직장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하지 않고 잡담 혹은 인터넷 서핑 등을 하는 일명 ‘딴짓’을 공허노동이라 부른다. 공허노동이라는 말은 스웨덴 사회학자인 로랜드 폴슨이 처음 사용한 말로 그는 공허노동을 과도하게 하는 근로자와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회사 모두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라고 보았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구인구직 포털 사람인이 공허노동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인상적이다. 사람인이 지난해 3월 직장인 712명을 대상으로 업무 중 ‘공허노동’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80.6%가 공허노동을 한다고 대답했다.

공허노동을 주로 하는 시간은 ‘특정 시간이 아닌 시간 날 때 한다’라는 응답이 48.6%로 가장 높았다. 그 외에 ‘퇴근 직전’ 25.6%, ‘점심시간 직후’ 23.3%, ‘출근 직후’ 18.5%, ‘오후 근무시간’16.2%, ‘점심시간 직전’ 13.4%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외에 가장 많이 하는 공허노동으로는 ‘인터넷 검색’, 공허노동 소요 시간은 ‘1시간~2시간 미만’, 이유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라고 가장 많은 응답자가 답했다.  

그렇다. 많은 직장인의 응답처럼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는 공허노동 정도는 용인될 수 있다. 실제로 계속되는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과부하가 걸리게 마련인데 이때 ‘인터넷 검색’ ‘티타임’ ‘수다’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적당한 공허노동은 중간중간의 휴식시간으로 회사 차원에서 권장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과도하면 문제가 된다. 자신이 맡은 업무는 뒷전이고 공허노동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이는 자신에게도 회사에도 큰 타격이 되어 돌아오게 되어 있다. 회사는 당장의 생산성이 떨어질 테고, 공허노동을 즐긴 자신 역시 근무태도에 좋지 않은 인식을 주어 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를 제외하고 노사 관계로만 보자면 회사와 근로자는 서로에게 이익을 줘야 하는 관계이다. 만약 어느 한 쪽도 그 의무를 저버리면 갈등과 분쟁이 생기게 되어 있다. 우리가 근로자에 대한 처우에 인색한 기업을 비난하듯, 뒤에 숨어 과도한 공허노동을 즐기는 근로자 역시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임을 인식하는 선진 근로 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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