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영화 <말모이>가 지속되는 외화들의 강세를 꺾고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습니다. 훈훈함과 감동이 있다는 후문입니다. 

영화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에 실제 《말모이》의 의미와 관련 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말모이》 (1911~미 출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편찬이 시도됐던 국어사전으로, 한반도의 오래된 문화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선광문회에서 주시경과 그의 제자인 김두봉, 권덕규, 이규영 등의 언어학자들이 민족 정신을 키우고자 사전 편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말모이》는 1911년부터 조사를 시작해 초기 원고까지 만들어졌지만, 편찬자들의 사망 등의 이유로 출판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말모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이때 만들어진 초기 원고는 후에 조선어학연구회로 넘어가 조선어 사전을 만드는 밑바탕이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모이》의 원고를 받은 조선어사전편찬회는 1929년부터 사전 편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은밀하고도 대대적인 말모이 작전과 학자들의 연구를 거쳐 1942년 초고가 완성되었지만, 인쇄를 하기 직전에 일제의 극심한 탄압으로 사람들이 옥에 갇히고 원고까지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후 1945년 해방 직후 원고가 서울역에서 발견되고, 이를 바탕으로 1947년 처음 <조선 말 큰사전> 1권이 나오게 된 겁니다. 그리고 조선어학회는 한글학회로 이름을 바꾸었고, 사전도 <큰사전>으로 이름을 바꿔 1957년까지 6권이 모두 나오게 된 겁니다. 

한편 영화 <말모이>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과 변화를 실감 나게 그려냈던 엄유나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전국 각지의 어린 학생들부터 지식인들까지. 나이와 성별, 지식 유무를 떠나 조선인이기에 '말모이'에 마음을 모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말이 왜 민족의 정신인지, 사전을 만드는 것이 왜 나라를 지키는 일인지 자연스러운 공감으로 이어지며 역사가 위인들의 것이 아니라 결국 보통 사람들의 작지만 큰 선택들로 이뤄지는 것임을 실감 나게 전한다고 합니다. 

배우 유해진과 윤계상의 만남,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으로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마음을 모아 우리말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 속에 그려낼 영화 ‘말모이’는 1월 9일 개봉해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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