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깊은 바다에 침몰한 보물선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이는 다수의 소설과 만화의 소재가 되는 이야기로 ‘꿈’ ‘희망’ ‘도전’과 함께 버무려지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보물선 이야기를 듣고 혹했다가는 정반대로 사기의 늪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 일명 ‘보물선’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2018년 7월 신일그룹은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가상화폐를 발행, 무려 90억 원을 모으는 등의 사기 혐의로 현재까지 경찰 수사를 받아오고 있다.

그런데 이 업체가 이름만 바꿔 또 다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던 정황이 포착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투자금을 끌어 모았던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측이 'SL블록체인그룹' ‘유니버셜그룹’으로 연이어 명칭을 바꿔 가면서 여전히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이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먼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더 이상 투자받기 힘들었던 신일그룹은 서울 강남에 명칭을 바꾼 ‘SL그룹’ 사무실을 두고, 돈스코이호 인양 관련 투자를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에는 SNS를 통해 “신일 그룹이 추진하려던 돈스코이호 인양을 이어가겠다. ‘신일그룹’과는 관련이 없으니 믿고 투자하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2월7일 해당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이들이 벌인 사기행태와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또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자 SL그룹은 바로 사무실을 비우고, 이번에는 '유니버셜그룹'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면서 이들은 압수수색 당일 SNS에 “아직도 신일그룹과 연관 지어 사업을 방해해 명칭을 바꿨다”고 공지를 올렸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SL그룹과 유니버셜그룹 모두 신일그룹의 후속 단체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 모(57세)씨와 신일그룹 전 사내이사 김 모(51세)씨는 경찰에 구속되며 “(투자사기) 아니다. 잘못 알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상태다. 그리고 주범으로 지목된 유 모씨는 동남아로 도주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SL그룹 범행에도 유 모씨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소재파악에 나섰다.

만화에나 나올 법한 소재를 이용한 사기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 정말 눈 뜨고도 코 베어가는 세상에 사기의 수법마저도 다양해, 조금만 수상하면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한다. 사람의 믿음을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등의 수법의 범죄가 만연한 세상, 가장 안전한 방법은 스스로의 이성적인 사고와 현명한 판단에 달려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많은 방면에서 ‘의심’이 약이 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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