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 디자인 김미양] 주민등록번호와 성별의 불일치는 고용 문제에 있어서 커다란 장벽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로 나뉘는데 태어남과 동시에 정해진 이분법은 사회 구조적 억압과 차별의 원인이 되기도 해 끊임없이 저항하는 사람들 역시 생겨났다.

그래서 일부 페미니스트 그룹이 시스젠더와 트랜스젠더의 선 긋기에 나섰다. 시스젠더(cisgender)는 신체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단어로 신체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트랜스젠더가 아닌 사람을 지칭할 만한 용어가 없었고, 반대되는 말로 일반인이라고 하면 트랜스젠더에게 시스젠더 입장에 치우친 불균형적 시각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래서 시스젠더는 주로 학술적인 목적 또는 페미니스트들이 관련된 토론을 펼칠 때 사용한다.

‘cis-’는 라틴어 계통 접두사로 ‘같은 편에 있는’이라는 뜻이다. 시스젠더라는 말은 트랜스젠더에 대응해서 만들어진 개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스젠더이기에 실제로 시스젠더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태어날 때 남성으로 지정되었지만, 본인 성이 단 한 번도 남성이었던 적은 없다고 하는 사람은 ‘FTF’(Female to Female),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은 ‘FTM’(Female to Male), 성을 약하게 느끼거나 성 정체성에 다소 무관심한 사람은 ‘그레이 젠더’라고 부르는 등 시스젠더와 트랜스젠더 사이에도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시스젠더라는 단어를 정확하게 언제, 누가 고안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문헌들부터 이 용어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그즈음에 나타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독일의 성학자 폴크마르 지구슈는 그의 논문 <Die Transsexuellen und unser nosomorpher Blick>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성/여성의 이분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으로 정체화하면 트랜스젠더이다. 여장남자와 남장여자도 자신을 또 다른 성으로 생각하면 트랜스젠더로 분류된다.

또 제3의 성은 모두 트랜스젠더의 일부로 분류한다. 서구권에서는 성 정체성이 남자와 여자 중간인 사람은 트랜스젠더 스펙트럼에 속한다고 보나, 성 정체성이 확고하더라도 성별에 맞지 않게 차려입는 여장남자나 남장여자는 트랜스젠더로 보지 않는다.

자신의 성을 고민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유이지만 그동안 성 소수자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그렇게 곱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그들만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수없이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있다. 성 소수자들이 자기 정체성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듯, 성 소수자들이 인정받기 위해서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시스젠더라는 개념을 구분하는 것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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