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은 대왕고래(Blue Whale)로 발견된 가장 큰 개체의 크기는 몸길이 33m, 몸무게 179t을 자랑한다.

캐나다 토론토의 로열온타리오박물관이 이 동물의 심장을 전시하고 있는데, 무려 무게 200kg,가로가 1.5m, 높이는 1.2m로 엄청난 규모를 보이고 있어 실체인 대왕고래의 전체 크기에 대한 상상도 하기 어렵다.

대왕고래의 크기가 워낙 이례적으로 크다 보니 그동안 대왕고래가 커진 이유에 대해서 과학자들의 많은 이견이 있었다.

일부는 경쟁자가 없어서 마음대로 먹이를 먹어 커졌다고 주장하였고 일부에서는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커졌다고 주장했다.

또 물의 부력이 고래의 크기가 커지는 것에 부담을 줄여주었다는 주장도 있었으며 추위를 이겨내거나 먹이의 종류에 따라 크기가 정해졌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던 논쟁들은 지난 2010년 미국 시카고대의 그레이엄 슬레이터(Graham Slater) 교수가 발표한 먹이를 먹는 습성에 따라 몸집의 크기가 정해진다는 학설로 새로운 국면에 이르게 된다.

슬레이터 교수는 빠른 물고기를 잡아먹는 고래는 먹이를 따라잡기 위해 작고 빠르게 진화하였고 부유하는 플랑크톤 등을 먹는 고래는 생존을 위해 몸을 크게 키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곧 다른 학자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또 몇 년 간의 논쟁을 해야 했다. 그러다 워싱턴자연사박물관의 니콜라스 피언슨(Nicholas Pyenson) 박사와 스탠퍼드대의 고생태학자 제레미 골드보겐(Jeremy Goldbogen)교수는 힘을 합쳐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연구 결과 3000만 년 고래의 시조의 몸이 그리 크지 않았으며 불과 450만 년 전까지도 대략 10m 정도의 몸체를 유지해 왔다는 것을 밝혀냈다.

450만 년 전에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연구진에 의하면 450만 년 전은 빙하기가 시작된 때로 빙하와 만년설이 육지를 뒤덮자 육지의 영양분들이 해안가로 쏟아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크릴새우 등의 플랑크톤들이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이를 마음껏 먹은 고래들의 덩치가 급격하게 커졌다. 게다가 추운 수온으로 인해 이들을 위협하는 경쟁자들도 사라져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던 고래들은 엄청나게 큰 몸집을 갖게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보겐 교수는 고래의 입이 고래의 입이 플랑크톤 같은 작은 먹이들을 먹기 위해 현재의 입처럼 큰 입에 여과섭식 구조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여과섭식이란 수염고래들처럼 수중에 있는 크릴새우나 플랑크톤 같은 먹이를 섬모나 강모로 걸러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골드보겐 교수는 풍부한 먹이를 섭취하면서 몸이 커졌고 이 상태에서 작은 먹이들이 풍부하게 퍼져 있는 바다를 빠르게 헤엄치고 다니면서 더 많은 먹이들을 먹었기 때문에 몸집이 지속적으로 커졌다고 밝혔다.

고래가 크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먹이를 엄청나게 먹어야 했고 그로 인해 크기가 커졌다는 주장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 발표의 의미는 바로 크기가 커진 시기이다. 빙하기는 고래의 크기가 커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해 준 시기인 것이었다. 이번 연구로 인해 대왕고래가 거대해질 수 있었던 비밀을 한 꺼풀 더 벗길 수 있었다.

현존하는 최대 크기의 동물 대왕고래. 크기가 갑자기 커진 이유에 대해서는 살짝 그 원인을 알아내는 데에는 성공하였지만 아직 생태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많은 비밀을 간직한 신비한 동물이다. 무분별한 포획으로 이제 만 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이 신비로운 동물의 비밀이 더 밝혀져 보존과 공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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