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연선] 운전을 하다보면 자의든 타의든 사고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그리고 그 우려가 작게는 접촉사고에서 크게는 대형사고까지 일어나고는 한다. 모든 사고는 일어나지 말아야겠지만,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을 때 꼭 겪게 되는 일이 있다. 일명 ‘나이롱환자’를 대면하는 일이다.

실제로 미세한 접촉사고의 경우 탑승자가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가 힘든 경우들이 있다.그러나 현실에서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명된다. 사고가 발생 후 상대방이 병원에 진료를 받을 시 별다른 외상이나 증상이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전치 2주 진단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점 때문에 환자는 어려움 없이 가해자의 보험회사에게 합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간혹 피해자들이 보험금이나 합의금을 의도적으로 노리고 병원에 입원하는 주요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바로 이런 나이롱환자 등 보험금을 노린 교통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마디오(Madymo)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디모 프로그램은 MAthematical DYnamic MOdels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네덜란드 응용과학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교통상해사고 감정프로그램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국과수가 해당 사고로 인한 인체 상해 정도를 감정하는 가상프로그램으로 이용하고 있다. 즉 본인이 생각했을 때 경미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경찰에 마디모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프로그램을 이용해 감정을 의뢰할 수 있다.

마디모는 사고 당시 동영상, 차량 파손 상태 등을 토대로 교통사고 상황을 재연 및 분석해 교통사고 충격이 탑승자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감정해 피해자의 신체적 피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 분석결과가 만약 상해를 입을 정도의 충격이 아니라는 감정 결과가 나오면 상대방은 지급받은 보험금을 보험회사에 돌려주어야 하고, 보험사기죄로 형사 입건이 돼 처벌을 받게 된다.

만약 경미한 교통사고의 피해자인 상대방이 지나치게 장기간 병원에 입원을 한다거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한다면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마디모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마디모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치명적인 외상이 있지 않는 한 ‘혐의 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다 많다. 따라서 교통사고 가해자가 마디모를 책임 면피용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일부에서는 보험금 지급을 미루려는 보험사가가해자를 종용해 마디모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도 하자.

이처럼 마디모 의뢰 건수가 급증하자 경찰청과 손해보험업계는 피해 정도와 보상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신청 남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마디모 프로그램은 여전히 혼란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제도와 규칙에는 부작용이 따르는 법이다. 하지만 선량한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받고 있따면 그 제도와 규칙은 반드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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