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김미양] 무엇이든 오랫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되기 나름이다. 그렇다면 엉덩이는 어떨까? 최근 직장인들에게 ‘엉덩이 기억상실증’이라는 증상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엉덩이는 왜 기억을 잃어야 했을까. ‘엉덩이 기억상실증’이란 ‘의자병(sitting disease)’의 하나로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어 엉덩이의 둔근과 허벅지 뒷근육이 약해지면서 점차 쇠퇴하는 증상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생과 직장인들을 포함해 평균 7.5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오래 앉아 있다 보면 근육이 힘을 내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되어 걸을 때 엉덩이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하고 대신 햄스트링이나 종아리 근육에 더 큰 부하가 걸려 쉽게 피곤해지고 고관절 변형이나 척추 질환의 위험까지 오게 되는 등 매우 심각한 증상이다.

쉽게 엉덩이는 말랑말랑한 살이 주일 것이라 여기지만 사실 사람이 걷고 뛰며 힘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근육이 총집합되어 있는 중요한 부위다. 때문에 야구나 축구 선수들이 엉덩이 근육에 부상을 입으면 엄청나게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보기도 한다.

엉덩이가 기억을 상실했는지를 스스로 알아볼 수도 있다. 엎드려서 다리를 뒤로 올린 상태로 엉덩이를 눌렀을 때 엉덩이의 근육이 느껴지지 않고 말랑말랑하다면 이 증상을 앓고 있는 확률이 높다. 또 육안으로 봤을 때 엉덩이가 지나치게 쳐져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엉덩이의 기억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인 만큼 자주 일어나서 움직여 줘야 한다. 보통 1시간마다 일어나서 3분 정도는 걸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평소 앉을 때에도 엉덩이 근육에 자극을 줄 수 있게 앉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너무 푹신한 의자를 앉기보다는 조금 딱딱한 의자에 앉아 항문이 의자에 닿지 않도록 엉덩이에 힘을 주며 앉으려 노력을 한다.  

또한 엉덩이를 등받이에 최대한 가까이 붙인 후 허리는 등받이에서 떼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서 앉는다. 앉아 있을 때에도 엉덩이 근육이 어느 정도 부하가 걸려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긴장을 주는 것이 포인트. 처음에는 좀 힘들겠지만 습관이 되면 엉덩이 운동을 하는 기분이 들게 될 것이다.

여기에 엉덩이의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다.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세운 후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브리징’운동을 해보자. 이 운동은 척추 건강에도 좋지만 소실된 엉덩이 근육을 살리는 데에도 탁월하다. 이뿐 아니라 두 팔과 다리를 벌리고 엎드린 다음 팔과 상체, 다리를 들어 올리고 몸통으로 버티는 ‘슈퍼맨 운동’ 역시 엉덩이의 근육을 살리는 힙업 운동으로 좋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어 걸리는 의자병은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엉덩이 근육 소실은 물론 척추와 종아리, 고관절에도 문제를 발생시키며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끼쳐 비만 당뇨,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걷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단 3분을 투자하여 잃어버린 엉덩이의 기억을 되살려 건강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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