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이재원 수습기자] 직장인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 오후 2시. 점심시간 이후의 배부름과 오후 2시 특유의 나른함은 참을 수 없는 졸림을 유발한다. 낮잠 시간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낮잠이 게으르다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낮잠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는 사실! 세계의 낮잠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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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영적인 휴식-스페인의 ‘시에스타(siesta)’

만약, 당신이 스페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12시부터 2시 사이에 계획한 관광지, 혹은 식당을 사전에 미리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스페인에서는 12시부터 보통 2시간 (혹은 더 길게) 동안 거리의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기 때문으로 스페인의 낮잠 문화, ‘시에스타(siesta)’에서 비롯된 모습이다.

시에스타(siesta)는 단어 그 자체로 ‘낮잠 자는 시간’을 뜻한다. 이토록 좋은 문화인 시에스타의 유래는 스페인의 지리적 조건에서 찾을 수 있다. 스페인은 대낮 30-40도에 육박할 정도로 치명적인 더위를 자랑한다. 무더위 속에서의 노동은 능률이 떨어지고, 이는 곧 생산성의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시간대에 낮잠을 자고, 저녁까지 일을 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시에스타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오전에 출근 후 12시가 되면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충분히 취한 뒤 다시 일터로 돌아와 오후에 일을 준비한다.

가끔 시에스타는 스페인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게으름이나 끈기 부족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에 최근의 스페인 정부는 시에스타를 지양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문화인만큼 스페인에서는 아직까지 만연한 시에스타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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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봄날의 낮잠은 꿀보다 달콤하다-중국의 우지아오(午觉, wǔjiào)

중국에 있는 스웨덴의 가구회사 ‘이케아(IKEA)’에 가면 당황스러운 광경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중국인들이 전시되어 있는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낮잠 문화는 가까운 이웃나라 중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역시 점심을 먹고 약 12시부터 2시까지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데, 이 문화는 午觉 (wǔjiào) 혹은 午睡 (wǔshuì) 라고 불리며 말 그대로 ‘정오에 자는 잠’을 뜻한다. 중국에는 “봄날의 낮잠은 꿀보다 달콤하다”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은 낮잠을 좋아한다고 한다.

중국은 이미 예전부터 낮잠 문화가 존재했고, 지금까지도 점심시간 이후에 낮잠을 즐긴다. 중국의 학교의 경우 점심시간을 길게 가져 집에 가서 밥을 먹고, 낮잠을 자고 오기도 하고 기숙사가 있는 학교의 경우에는 기숙사로 돌아가 잠을 자고 온다. (필자도 교환학생 시절 낮잠시간을 가졌다!) 또한 회사는 물론 심지어 공공기관에도 낮잠 시간이 존재 해 통상적으로 이 시간에는 업무 관련 전화를 하지 않기도 한다. (물론 대도시의 경우에는 원활한 업무를 위해 낮잠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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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잠깐의 평화-이탈리아 ‘리포소(riposo)’

이탈리아 역시 치명적인 대낮의 더위를 자랑하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이므로 낮잠 문화인 리포소(riposo)가 존재한다. 이탈리아의 리포소는 보통 조금 늦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이다.

이탈리아 역시 스페인과 비슷하게 리포소 동안 가게를 비롯해 성당 등 관광지 등이 잠시 문을 닫는다. 이탈리아 남부의 한 지역인 캄파니아(Campania)에서는 리포소 동안 개가 짖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개가 짖을 시엔 주인이 €20에서 €500(한화로 약 2만 7천원에서 67만원)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는 법까지 있을 정도이다.

지금까지 스페인, 중국, 이탈리아의 낮잠문화에 대해 알아보았다. 더운 지역, 노동의 효율성을 위해 존재하는 낮잠 문화. 세상 졸린 오후 2시. 이유야 어찌됐든 낮잠 문화가 있는 나라가 부러운 것은 필자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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