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3포 세대, 5포 세대. 이 시대 대한민국의 많은 청년들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인해 다양 꿈을 포기하며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결혼이다. 물론 바뀐 우리 사회의 정서상 스스로 결혼은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여건에 의해 결혼 시기를 놓치거나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청년들을 더 기운 빠지게 하고 불안하게 할 범죄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미군 장교를 사칭해 접근한 후 결혼을 미끼로 12억 원의 금품을 가로챈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11일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총책 A(42세, 남)씨 등 라이베리아인 4명을 구속하고 같은 모집책 B(27세, 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7일부터 올해 10월 4일까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 채팅을 통해 알게 된 C(34)씨 등 한국인 34명으로부터 총 12억8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가로 챈 금액에 비해 이들의 수법은 정말 단순해서 놀라울 따름이다.

이들 일당은 우선 SNS를 통해 젊은 남녀에게 접근해 환심을 샀다. 이 과정에서 범행 가담자는 남성이었지만, 여성 피해자에게 접근할 때에는 남성 미군 장교인 것처럼 접근했고 남성 피해자에게는 여성 미군 장교인 것처럼 접근해 친분을 쌓았다. 아무래도 흔하지 않은 직업과 외국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호기심을 쉽게 자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피해자로 점찍은 사람들과 친해지면 다음 단계에 돌입했다. 메신저를 통해 미군제복을 입은 사진을 보내 더욱 더 환심을 산 것. 그렇게 점차 마음을 여는 피해자들은 연인으로 발전되는 관계로 착각해 개인적인 이야기는 물론 ‘금전 요구’ 등 무리한 요구에도 응하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의 범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사기 기법 ‘로맨스 스캠’이라 하는데, A씨 일당은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수법을 이용했다.

이러한 로맨스 스캠 수법은 최근 국제적인 골칫덩이로 떠오르고 있다. SNS와 메신져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지구촌을 한 데 묶어주는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사기 범죄에도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 특히 ‘애정’을 미끼삼아 펼쳐놓은 덫에 국제 연애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 총책인 A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이미 태국에서 한차례 구속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결혼 구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끼를 던지는 사기가 온라인에서 성행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서 모르는 사람이 '친구 맺기'를 요청하면 주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어려운 상황의 청춘을 두 번 울리는 로맨스 스캠 범죄. 특히 큰 금전적인 피해마저 도사리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 이번 범죄 일당 역시 무려 12억 원이 넘는 돈을 갈취 했는데, 파급력 강한 SNS가 범죄에 이용될 경우의 무서운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준 사태라 할 수 있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SNS/통신 업체와 각 국가의 빠른 대처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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