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최근에는 웃픈 소리로 ‘돈이 많으면 국내여행을 하고 돈이 없으면 해외여행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국내 물가가 비싸지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 경험적 만족을 더 느낀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연휴나 명절, 또는 막간의 휴일을 통해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가 매우 많아졌고 그만큼 항공기의 이용 횟수도 많아지고 있다. (물론 국내선의 이용도 많아졌다)

항공기 비행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이착륙을 할 때이다. 그리고 그 순간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바퀴의 ‘타이어’다. 어마어마한 비행기의 하중을 버텨야 하는 항공기 타이어의 성능은 비행의 성패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행기의 타이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먼저 엄청난 하중을 버텨야 한다. 일반 자동차는 약 2톤 내외의 중량을 가지고 있고 이를 4등분하기 때문에 약 500kg 정도를 버틴다고 한다면, 현존 최대 규모의 여객기로 알려진 A380의 경우 무게가 245톤에 이르고 여기에 승객과 물류까지 합쳐지면 약 380톤의 하중을 갖게 되어 약20개 정도의 바퀴를 사용하는 항공기의 경우 한 타이어 당 걸리는 하중은 19톤에 이른다.

또한 항공기의 최고 속력은 420km에 육박하는데 이 과정에서 항공기 타이어는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된다. 일반적인 자동차 타이어의 공기압은 보통 30psi이지만 항공기는 약 200psi 정도를 평상시에 유지해야 하며 이착륙 시 순간적인 충격으로 인해 900psi까지 급상승하는 압력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엄청난 열이 발생하는 것도 감당해야 한다. 타이어는 기본적으로 마찰을 이용하는 부품인 만큼 열에 대한 내구성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서 성능이 좌우되기도 한다. 항공기 타이어의 온도는 이착륙 시 마찰열로 인해 표면 온도가 최대 250도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일반적인 타이어는 이렇게 온도가 높아질 경우 내부 발화가 일어나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항공기 타이어는 불활성 기체인 질소만을 타이어에 주입한다. 질소를 사용하면 화학적인 산화 현상도 억제하여 타이어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도 있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질소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비용의 차이가 극심하기 때문에 타이어에 엄청난 부하를 거는 경주용 자동차 타이어 정도에나 사용하고 있는 정도다. 게다가 항공기 타이어는 이륙 후 높은 고도에 오르면 영하 50도에 육박하는 극한의 추위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극단적인 상황에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항공기 타이어는 이렇게 극한의 상황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수명이 매우 짧다. 자동차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1~2년 정도, 또는 타이어 트레드가 많이 남아 있을 경우에는 더 오래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의 타이어는 마모도에 따라 바이어스 타이어(카커스 코드가 각을 이루고 있는 타이어)의 경우 평균 약 250회 착륙 수, 레이디얼 타이어(카커스 코드가 수직인 타이어)는 약 350회 착륙 수까지 사용되고 대부분 2~3개월을 사용하는 등 자동차에 비해서 매우 적은 수명을 갖는다.

*카커스 코드 : 타이어의 골격을 이루는 플라이와 비드 부분의 총칭

이처럼 항공기 타이어는 엄청난 속도와 열, 그리고 하중과 압력을 버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각 타이어 제조사들은 자사의 모든 기술력을 집중하여 항공기 타이어를 제조한다. 그만큼 항공기의 타이어는 고가로 개당 몇 백 만 원에서 몇 천 만 원까지의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한다.

항공기 비행의 시작과 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항공기 타이어. 더 높은 압력과 더 높은 열, 그리고 더 높은 내마모성을 가져야 더 높은 안전과 경제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지금도 타이어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걸고 최고 성능의 타이어를 만들기 위한 연구 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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