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수습기자 / 디자인 최지민]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다. 우리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촌은 지형적으로 경사지가 많고 평지가 적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에 정부가 비용을 투자하여 전국 곳곳 산촌에 조성한 마을이 있다.

산촌생태마을은 산촌지역의 풍부한 산림 휴양자원을 활용한 소득원 개발과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산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조성된 마을이다.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적으로 4300억 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전국 312곳에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설치된 시설이나 펜션은 금이 가 낡아 있고 농산물 작업장은 방치되어 있다. 정부가 강원도에 조성한 산촌생태마을은 76곳이지만 이중 29곳은 지난해 찾는 사람도 없어 수익도 전혀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뿐만이 아닌 전국 곳곳의 산촌생태마을 사정도 마찬가지다.

산촌에 사는 주민들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해 처음부터 자체적인 운영은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정부는 수익성을 가지고 마을 발전에 쓴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사업이 중단되면서 예산이 끊기자 관리 책임은 사실상 주민들만 떠안게 된 것이다.

또한, 산촌생태마을의 관리는 산림청이 맡고 있지만 정작 산림청에는 예산이 배정되어 있지 않다. 2010년 정부가 포괄보조제도를 도입하면서 농산어촌 지역에서 진행되어 오던 유사한 성격의 어촌마을, 정보화 마을 등의 사업 예산을 모두 농림축산식품부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림청은 산촌생태마을에 더 이상 예산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마을이 들어서지 않은 농어촌 지역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한다는 방침이어서 산촌생태마을에 현실적인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산림청이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사업 의지가 있는 마을은 다시 살리고, 정상화가 어려운 곳은 시설을 민간에 위탁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 협의체를 구성해 다른 부처의 사업과 연계시키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산촌지역의 이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산촌은 도시에 비해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의 보존이 우수해 국민적인 문화, 전통 및 역사적 유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형의 자원이 계승되고 있어 체험교육의 장소를 제공한다.

이런 산촌의 이점을 잘 살려 아름다운 산촌 환경을 조성해 도시민이 찾아오는 활기찬 산촌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주민 소득원 개발 및 생활환경 개선이라는 당초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사후 지원 체계와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산촌생태마을의 현실을 인지하고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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