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영화 관람 전 스크린에는 큰 소리를 내거나 핸드폰을 사용하는 행위, 또 앞  좌석을 발로 차는 등의 행위로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라는 안내 영상이 나온다. 이런 안내영상은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화재 시 대피로 안내영상과 함께 거의 대부분의 영화에 나오는데 이 영상이 나오지 않는 영화관도 있다. 바로 싱어롱 상영관이다. 

싱어롱 상영관이란 다른 관객이 온전히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정숙해야 하고 방해하지 말아야 하는 상영관과는 반대로 마음껏 웃고 소리 내는 것을 오히려 장려하는 상영관을 말한다. 싱어롱(singalong)이란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른다는 의미다.

영화에는 멜로, 코미디, 로맨틱 코미디, 액션, 서부극, 갱스터, 누아르, 스릴러, 미스터리, 모험, 공포, 전쟁, 탐정, 공상 과학(SF),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있다. 그 중 음악이 관련된 영화도 많이 제작이 되고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그런데 음악 영화는 장르의 특성상 관객들이 조용하게 보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흥에 겨운 멜로디가 나오거나 자신이 아는 노래는 따라 부르고 싶기 때문이다.

싱어롱 상영관에서 영화를 즐기고 있는 관객들(출처/롯데시네마)
싱어롱 상영관에서 영화를 즐기고 있는 관객들(출처/롯데시네마)

이런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상영관이 바로 싱어롱 상영관이다. 최근 개봉되어 큰 화제를 몰고 왔던 ‘보헤미안 랩소디’가 대표적인 싱어롱 상영에 어울리는 작품인데, 상영관에서는 해당 영화가 상영되면서 관객들이 영화의 삽입곡을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가사 자막을 넣어주기도 했다. 이에 퀸의 팬들은 싱어롱 상영관에서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흥이 나면 춤을 추는 등 영화관이 아니라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싱어롱 상영관의 필요성은 과거부터 존재해 왔다. 영화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 담긴 취미이기 때문에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 역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때문에 아주 흥이 넘치는 영화라도 타인의 방해 없이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영화와 몰아일체가 되어서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 등 전 연령층의 영화의 경우 그 필요성이 더한데, 이유는 아동들은 영화를 볼 때 감정을 그대로 노출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3년에 개봉하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겨울왕국’의 경우 삽입곡 ‘렛잇고’가 흘러나올 때 아이들의 ‘떼창’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감상하는 연령층에는 성인들도 있었고 이들은 대부분 온전히 그 노래를 감상하고 싶어 했다. 따라서 겨울왕국을 싱어롱 상영으로 하여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하고 일반 상영관에서는 관람만 가능하게 했다면 모두가 만족스러운 관람이 되었을 것이다. 

또 2009년 사망한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공연 리허설을 다룬 ‘디스 이즈 잇’이 개봉했을 때에는 많은 팬들이 영화를 보면서 즐길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워했다. 이들은 영화가 내리고 나중에 블루레이 등 따로 매체가 출시되었을 때 소극장을 빌려서 노래와 춤을 따라하면서 즐겼다. 싱어롱 상영관이 있었더라면 큰 극장의 스크린으로 더욱 행복한 관람을 했을 터였다. 

영화 관람객들의 성향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고 이들은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지갑을 열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앞으로 싱어롱 상영 같은 다양한 상영관이 더 많이 도입되어 영화를 즐기고 싶은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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