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핵’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핵은 현재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 되어 버렸기도 하다. 전기 등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핵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 따라서 큰 위험을 안고 있는 핵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각종 방안들이 마련되고 있다.

핵과 관련된 물질을 다룰 때에는 폭발뿐만 아니라 유출만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기에, 그것을 저장하거나 가공할 때 사용되는 공간이 정말 중요하다. 따라서 높은 온도와 충격에 강한 장비와 시설을 갖춰 강한 열을 발생시키는 가공 과정을 버티고 외부의 충격이나 변화로부터 핵 물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데, 그러한 장비 중에 ‘토카막’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토카막은 핵융합 발전용 연료 기체를 담아두는 용기로 핵융합 실험 장치 중 하나다.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 온도의 열이 필요한데, 이 고온의 작업과정을 견딜 수 있는 장비가 바로 토카막인 것이다.

현대 과학은 핵융합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연구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핵융합에 필요한 고온의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만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것을 버텨줄 장비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진다.

한 예로 중국 과학원은 최근 무려 1억 도에 이르는 인공태양 플라스마(plasma)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인공적으로 핵융합을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의 온도로, 기술은 개발되었지만 막강한 고온의 열을 버텨줄 장비가 마땅치 않아 과학계의 고민이었다. 열에 강하다고 알려진 텅스텐도 보통 섭씨 6000도 정도까지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인공태양 플라스마는 그것을 훨씬 넘는 온도이기 때문에 이를 버텨줄 특수한 용기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토카막이다. 토카막은 구성하는 물질이 특수하기보다 열 자체를 차단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토카막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은 바로 ‘진공’ 기술인데, 1억 도의 온도를 버티는 물질은 현존하지 않기에 이를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기 위해서 진공상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안된 토카막은 대기압의 10만 분의 1 정도의 진공 상태로, 여기에서 1억 도에 이르는 플라스마를 만들어 공중으로 띄어 가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1억 도에 이르는 플라스마를 ‘진공’을 이용해 보관하는 토카막. 하지만 사실 현대 과학이 산물인 토카막을 둘러싼 과학계의 의문이 많았다. 토카막의 복잡한 전자기적 구조와 측정의 어려움으로, 그 안의 플라스마 생성 원리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것.

하지만 이 비밀을 대한민국 연구진이 밝혀냈다. 지난 14일 서울대 공대는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 연구팀이 핵융합로 '토카막'의 초기 플라스마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핵융합로 플라스마 생성 때 플라스마가 스스로 강한 난류 현상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를 통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입자 기반 3차원 시뮬레이션과 토카막 장치에서의 실험으로 연구 결과 검증에 성공한 상태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핵 이용을 위한 기술의 발전. 특히 고온의 플라스마를 담아 둘 용기에 대한 고민을 해결한 토카막이 핵의 안전한 발전에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그와 더불어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밝힌 대한민국 과학기술에 박수를 보내며, 핵과 관련한 연구에 우리가 앞장서 자국 내 시설에 대한 안전 확보는 물론 나아가 세계 핵 안전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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