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정선]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인데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하는 현상을 ‘핑크택스(Pink Tax)’라고 합니다. ‘핑크택스? 나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래의 사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1. 남자친구와 커플티셔츠 아닌 커플티셔츠를 사기 위해 매장을 찾은 A씨. 마음에 드는 남자친구의 옷이 있어서 선택을 한 뒤 여성용 매장으로 이동합니다. 같은 디자인의 옷을 찾은 A씨. 옷을 입어보려고 꺼내면서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디자인도 색상도 다를게 없어 보이는데 여성용 옷인 자신의 옷이 무려 2만원 가까이 더 비쌌기 때문입니다. 

#2. 항상 옆머리가 뜨는 것이 고민이었던 남성 B씨. 다운펌을 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습니다. 분명 가격안내에는 남자 파마 비용이 1만 5천원부터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펌은 여성용을 해야 한다고 강요를 받기 시작했고, 거부할 수 없는 민망한 상황에 B씨는 결국 여성용 펌 가격인 3만 5천원으로 선택해야 했습니다. 

#3. 남편의 와이셔츠와 자신의 셔츠를 가지고 세탁소로 향한 C씨. 세탁소에 옷을 맡기는데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남성의 셔츠와 자신의 셔츠 세탁 비용이 무려 두 배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옷이 남편의 옷보다 크기도 더 작은데 왜 비용이 더 비싸냐고 묻자, 여성용은 세탁을 하는데 더 많은 손이 가기때문이라는 답을 받게 됩니다. 

위와 같은 상황들. 모두 핑크택스에 해당하는 상황입니다. 기업들이 여성용 제품에 주로 분홍색을 사용해 붙여진 명칭인데요. 핑크택스 논란은 2015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뉴욕시 소비자보호원이 2015년 90개 브랜드와 800개 제품의 남녀용품 가격 차이를 조사한 결과, 여성용이 비싼 제품은 42%로 나타났지만 남성용이 비싼 제품은 18%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상·하원의원과 주지사 외에도 마리화나와 여성용 재화에 더 부과하는 ‘핑크택스’, 낙태, 범죄자 투표 권리,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보장 제도)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유권자들의 결정도 함께 내려졌습니다. 결과는 네바다주의 경우 탐폰과 생리대에 부과되는 이른바 ‘핑크택스’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유권자들은 이 같은 여성 전용 용품에 대한 판매세와 주(州)세 부과를 없애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겁니다. 

우리나라 약 5개월 전 ‘핑크택스’에 대해 청원이 올라간 적은 있으나,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키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책정된 가격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6년 BBC기사에 따르면 "PINK TAX"를 반대하는 청원에 43,000명 이상의 영국시민이 서명을 했고 이 문제는 의회에서 제기 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핑크택스 논란이 논란으로만 끝나는 것이 맞는지 반문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른다는 대한민국. 그 중 여성들은, 여성이라서 더 지불해야 하는 불공정한 사회까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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