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흔히 다양한 색의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일컬어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지녔다’라고 말한다. 카멜레온이 주변 환경에 따라 자신의 몸의 색을 변화시켜 잘 적응하는 점을 비유한 말로, 실제 카멜레온과 문어 등 몇몇 생물체는 ‘광 결정’을 이용해 자신의 피부  색을 순식간에 변화하는 신통한 능력을 지녔다.

광 결정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빛을 내는 구조로 햇빛 중에서 특수한 빛만 반사해 색소 없이도 여러 빛을 내는 물질이다. 카멜레온의 몸 색깔이 변하는 현상을 쉽게 피부색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확하게는 광 결정 구조의 간극을 조정해 햇빛의 다양한 빛을 투과 시키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광 결정은 간격이 넓어지면 적색 계열로, 간격이 좁아지면 청색 계열로 색이 바뀌는데 이는 빛의 굴절과 반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멜레온뿐만 아니라 문어는 물론 화려한 나비의 날개도 층층이 쌓인 광 결정 구조가 있기에 빛을 반사해 여러 색과 기하학적 무늬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광 결정 구조의 특성은 무지개와도 같은 원리로 최근 광 결정이 빚어내는 자연의 색 변화 현상을 기술 개발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광 결정을 잘 이용하면 스스로 색을 변화 시키는 전자 종이 또는 LCD와 같은 새로운 형식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 진 것. 그리고 마침내 카멜레온의 광 결정을 이용한 연구가 그 화려한 꽃을 피웠다.

한국연구재단은 서강대 박정열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유연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이 만든 광 결정 구조의 유연 소재는 에너지 손실이 적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색을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광 결정 구조의 간격을 조절해 마치 카멜레온처럼 스스로 색이 변하는 것은 물론 유연성도 지니고 있어, 디스플레이에 접목될 경우 종이처럼 말리는 컬러 디스플레이로 발전 할 수도 있다.

사실 그 동안에도 광 결정 구조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나 많은 어려움이 있어왔다. 광 결정 구조의 간격을 자유롭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액정이나 용액 등 액체 물질을 이용해야 했는데, 이는 자유로운 형태에 제약이 되었고 외부 충격이나 기후 조건 변화에도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박 교수 연구팀은 오랜 연구 끝에 근육처럼 탄성과 유연성을 가진 광 결정 구조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개발해 기존 광 결정 연구에서 제기되어 온 과제를 해결 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카멜레온이 그러하듯 광 결정 물질 스스로 광 결정 간격을 나노미터 크기로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도록 ‘전기 활성 고분자’의 특성도 접목해 놀라움을 사고 있다. 이처럼 소프트 액추에이터와 전기 활성 고분자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박 교수 연구팀의 유연소재는 향후 디스플레이는 물론 산업 전반에 전환기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스스로 색을 바꾸는 자동차, 군사용 위장막 등 대한민국을 이끄는 산업 전반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번 개발을 계기로 광 결정 구조가 아직 남아 잇는 몇 가지 전기적 물리적 단점과 과제를 잘 극복해 국내 경제에 힘을 실어 줄 기술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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