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이지혜 수습기자] “미투(Mee Too) 운동에 지지를 보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내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절대로 방관하지 않고 나부터 먼저 나서서 막겠다는 미퍼스트(Me First)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1월, SNS를 통해 미퍼스트 운동을 제안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우리나라에서 미투 운동이 일어난 이후, 이를 잊지 말고 의미 있게 발전시켜나가자는 연장선상에서 제시된 것이다.

[시선뉴스 DB]

미퍼스트 운동은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방관하지 않고 먼저 나서서 막는 행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지적할 줄 아는 실천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그동안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문제와 고발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피해 사례가 줄어드는 가시적인 성과가 체감되지 않고, 이제는 성별과 나이, 장소를 불문하고 성추행 피해 사례가 고발되고 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현실적으로 피해자에게 더 무거운 짐이 남겨진다는 것이다. 피해 사례가 발생 했을 때 피해자들은 이미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쳐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다고 해서, 조금만 더 용기를 가진다고 해서 정당하지 않은 일들이 해결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데 대해 공감과 위로를 하지만, 막상 나서서 개입할 수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아직까지 이 같은 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다. 다시 말해,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이라 말해도 손가락질 받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 방관하는 것이 당연해졌다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올 3월, 보훈처에서는 미퍼스트 운동에 대해 직접적인 피해 신고뿐 아니라 성희롱 등을 근절하기 위한 직원들의 다짐, 자유토론, 신고 접수 후 신속한 조치, 피해자 보호·지원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투 운동에 호응한 바 있다.

하지만 그전에 개선되어야 할 것은 앞서 언급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들이다. 문유석 부장 판사는 미퍼스트 운동 관련, “한 명 한 명의 힘으로 부족하면 머릿수로라도 압도해야한다.”라고도 언급했다.

이는 가해자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목격할 시에 십시일반, 상부상조의 자세로 이에 대한 지적을 함께 이어나가자는 취지를 지니며, 우리 사회의 성희롱·성폭행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근본적인 방법으로 비춰진다.

어떤 것이든 처음은 쉽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문제도 마찬가지.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성희롱·성폭행을 마음대로 저질러도 되는 세상이 되지 않도록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서서 힘을 보태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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