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디자인 이연선] “냄비에 물 550ml를 넣고 끓인 후 면과 분말스프, 후레이크 스프를 같이 넣고 4분 30초간 더 끓이세요.” 이 요리법의 음식은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간단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즉석 음식. 바로 라면입니다. 

라면은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에서 라면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에 우리나라가 1위로 꼽혔다고 하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라면은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찾는 대표적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 라면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언제일까요? 

1963년 9월 15일. 식량난이 극심했던 시기에 일본에서 라면을 시식했던 전중윤은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라면 생산을 추진합니다. 그는 정부로부터 돈을 빌려 일본에서 라면 생산 기계 2대를 수입해 처음으로 생산을 시작하죠. 

첫 출시 당시, 라면은 100g에 10원이었는데, 커피 한 잔에 35원이던 때였으므로 이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죠. 하지만 이때 라면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밥과 국, 반찬을 먹어야만 끼니를 해결했다고 여기던 사람들에게 밀가루로 만든 인스턴트식품인 라면은 한 끼 식사라는 생각을 들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라면의 꼬불꼬불한 모양의 면발도 익숙하지 않았고, 라면이라는 명칭의 ‘면’을 일종의 ‘천’이나 ‘실’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60년대부터 쌀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된 정부의 ‘혼·분식 장려정책’은 라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는 대대적인 캠페인 등을 통해 쌀보다 영양이 풍부한 잡곡과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라면 무료 시식회 등을 열어 사람들 사이에서 라면 맛이 좋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이때부터 판매량이 급증하게 됩니다. 

1966년 한 해 동안 240만 개가 판매되었던 라면은 1969년에는 1,500만 개가 팔리게 됩니다. 몇 년 만에 무려 300배가 넘는 판매 실적을 올린 것이죠.

첫 라면이 출시되고 2년 후, 한 기업에서만 출시되던 라면이 다른 기업에서도 등장하게 됩니다. 그렇게 두 기업은 서로 경쟁하며 라면의 맛과 질을 향상시키게 되죠. 이후 라면 속의 스프가 건강에 안 좋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면은 50년이 넘도록 사람들의 식사를 대신하며 보편적 먹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부가 미국의 값싼 밀가루 도입과 더불어 부족한 쌀의 소비를 줄이고 식량 소비의 패턴을 바꾸고자 주도한 분식장려운동. 이 운동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라면을 사먹게 된 겁니다. 지금은 대체식량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기호식품의 하나가 되었는데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라면이 여전히 우리의 출출한 배를 채워주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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