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미양] ‘세계 최고층’, ‘세계 최장 길이’ 건축기술이 발전하면서 각 국가 간 건축물의 높이와 길이에 있어 신기록이 연일 갱신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또 하나의 신기록 수립 소식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홍콩과 중국의 주하이, 마카오를 이으며 ‘세계에서 제일 긴 대교’ 타이틀을 수립한 ‘강주아오 대교’ 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3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항에서는 강주아오 대교 개통식이 거행되었다. 강주아오 대교는 홍콩과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총연장 55㎞로 22.9㎞의 교량 구간과 6.7㎞ 해저터널 구간, 터널 양쪽의 인공섬, 출/입경 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강주아오 대교의 6차선 총연장 55km의 길이는 우리나라의 대표 사장교인 서해대교의 총연장 7.3km와 비교하면 무려 약 8배 차이로 강주아오 대교가 얼마나 긴지 가늠할 수 있다.

이번 강주아오 대교는 자체의 총연장은 물론, 세세한 면모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또 다른 신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강주아오 대교에 구성된 해저터널이다. 강주아오 대교는 양쪽의 교량 구간과 가운데 해저터널 구간이 해상에 건설된 두 개의 인공섬을 통해 연결됐다. 그 중 해저터널 구간은 수심이 깊은 곳에 설계되어 30만t급 유조선이 통행할 수 있으며, 특히 수심 40m 지점에 33개의 튜브를 연결해 만드는 고난도 공정으로 건설되었고, 전체 길이가 6.7km로 이 역시 세계 최장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침매터널(터널을 완성해 바다 속에 묻는 공법), 세계 최장의 철골 교체(다리 몸체), 에펠탑 대비 40배에 해당하는 40만t의 철강 투입 등 강주아오 대교는 ‘최장’ 이외에도 다양한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강주아오 대교는 16급 태풍과 규모 8.0의 지진을 견딜 수 있으며 무려 120년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고, 전체 건설비가 무려 890억 홍콩달러(한화 13조 원) 투입되었다. 그래서일까 중국 건설업계는 강주아오 대교에 대해 ‘세계 7대 기적의 하나’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강주아오 대교 건설은 1983년에 최초로 제안이 나왔으며, 2003년에 홍콩과 중국의 실무 논의를 거쳐 2009년 착공 되었다. 그리고 약 7년의 대공사 끝에 교량의 구조물을 완성했고, 이후 지난해에 이르러 해저터널 공정까지 마무리 되었다.

그렇다면 강주아오 대교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시간 단축 측면이 가장 두드러진다. 강주아오 대교 개통으로 자동차로 3시간 30분∼4시간, 페리로 1시간 걸리던 홍콩과 주하이, 마카오 간 거리는 30분으로 단축됐다. 이는 무려 3시간 이상 단축되는 효과로 관광과 산업에 있어 효율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강주아오 대교가 개통되고 나서 홍콩에는 이 다리를 통해 하루 4만 여 명의 관광객들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외 홍콩과 중국 본토의 지리적/경제적 통합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강주아오 대교를 둘러싼 우려와 불만도 많은 상황이다. 우선 통행량이 들어간 비용 대비 적을 것이라는 우려인데, 특히 홍콩 언론은 “주하이와 선전을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하지 않는 등 관련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초기 통행량은 하루 1만7천 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우려했다.

또한 강주아오 대교와 인접한 홍콩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강주아오 대교를 통해 대거 유입되는 중국 본토 관광객들로 인해 주거환경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것. 이에 홍콩 주민들은 시위를 나서며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홍콩의 한 시민은 "질이 낮은 방문자들 때문에 지역민들의 삶이 크게 지장을 받고 있다"며 "퉁청은 조용한 곳이어서 이리로 이사를 왔는데 이제는 거리에 나가기조차 싫다"고 울분을 토했다.

세계최장 그리고 각종 신공법으로 건설된 강주아오 대교가 최초 제안부터 따지자면 약 36년 만에 그 위용을 드러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우려와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은 상황. 과연 강주아오 대교는 중국 본토와 홍콩 그리고 마카오를 이으며 관광과 산업 전반에 있어 효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신기록만 가득한 골칫덩이가 될 것인가. 향후 강주아오 대교를 둘러싸고 어떤 평가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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