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스마트 폰도 컴퓨터도 없었던 80/90년대 학창시절. 그때는 화려한 기술의 전자/IT기기는 없었지만 전혀 심심할 틈이 없었다. 바로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다양한 놀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30대와 40대가 공감할 수 있는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한 놀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땅따먹기
부동산에 대한 욕심은 이때부터였을까...그 시절 선으로 몇 개의 구역을 그려 땅을 차지하는 ‘땅따먹기’를 통해 내 땅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준비물 - 돌과 분필(분필이 없다면 돌로 땅을 그리기도)
방법 – 일정 땅의 구획을 나눠 자신의 땅으로 정하고 내 땅에서부터 돌을 세 번 손가락으로 튕겨 다시 내 땅으로 돌아와야 함. 돌이 지나간 자리만큼 내 땅이 된다. 만약 세 번 안에 내 땅으로 다시 못 돌아오면 상대방에게 차례가 돌아간다.

구슬치기
자본의 중요성을 구슬치기로 배웠다고 할까...당시 대부분의 남성은 저마다의 금고가 하나씩 있었는데 바로 구슬함! 구슬이 두둑하게 있는 아이들끼리의 대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묘미가 있었다.

준비물 – 다양한 구슬(더 과거에는 도토리를 이용하기도)
방법 – 삼각형을 그리고 그 안에 구슬을 둔다. 그리고 일정 거리에 있는 선 밖에서부터 구슬을 던져 삼각형 안에 있는 구슬을 삼각형 밖으로 나가게 쳐낸다. 만약 내 구슬이 삼각형 안으로 들어가거나 아무 것도 쳐내지 못하면 상대방에게 차례가 돌아가 모든 구슬을 쳐내면 게임 끝. 동네마다 약간씩 룰이 달랐다.

공기놀이
숨 막히는 승부. 공기놀이에 있어 바람의 세기와 공기의 무게 그리고 현란한 손기술 까지...그 승부가 펼쳐지는 순간은 ‘타짜’ 영화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함.

준비물 – 공기(문방구에서 파는 제품이 많았으나 과거에는 돌멩이 등으로 이용)
방법 – 5개의 공기를 이용해 한 손으로 한 개의 공기를 공중에 던지는 동안 다른 공기를 단계별로 줍는 놀이다. 1단부터 4단 그리고 꺾기의 과정을 반복하며 꺾기에서 잡은 공기 개수를 점수(년)로 획득한다. 목표 점수에 먼저 도달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팽이
주로 남아들의 뜨거운 승부가 펼쳐지던 팽이. 과거 나무 팽이에서 진화한 다양한 소재와 가격대의 팽이가 자신감이던 8090년대...특히 더 강한 팽이를 만들고 강인함을 표출하기 위해 다양한 스티커와 테두리를 돌에 감는 등 업그레이드를 하는 실력자도 많았음.

준비물 – 팽이와 팽이줄(소재와 무게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방법 – 팽이에 팽이줄을 정성껏 감아 다양한 기술로 던져 강하게 돌림. 거기서 끝이 아니라 팽이 줄을 이용해 내 팽이를 움직여 상대를 공격해 멈추거나 튕겨 나가게 하는 것이 승부. (경우에 따라 너무 위험하게 날카롭거나 무거운 팽이도 있어 부상 위험이 있기도 함)

고무줄놀이
단체 합동의 중요성과 호흡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게임. 전봇대를 이용한 개인전도 있지만 주로 긴 고무줄을 이용해 팀 전 고무줄놀이가 유행. 동네마다 아이들의 우렁찬 몇 가지 오랜 전통의 고무줄 노래가 들림.  

준비물 – 고무줄, 적어도 1인 이상의 친구
방법 – 다른 편이 고무줄을 잡고 있으면 단계별로 높아지는 고무줄을 발로 내려 탄다. 노래에 맞춰 고무줄을 타는 모습은 마치 군무를 보는 듯 했다. 주로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할 때면 짓궂은 남자 아이들은 고무줄을 가위로 끊고 도망가기도.

종이인형
적은 비용으로도 다양한 미적인 욕구를 상당히 많이 충족시켜줬던 종이인형. 다양한 캐릭터에 다양한 종이 인형 옷과 액세서리를 선대로 오려 입히면 즐거움이 뿜뿜. 단, 누나가 있는 남동생은 원치 않은 종이인형 세계로 ‘입문’할 수 있으니 주의.

준비물 – 종이인형(문방구에서 판매), 가위, 섬세한 손기술
방법 – 간단, 종이인형 패키지에 인쇄된 캐릭터와 다양한 옷을 오려 착용 시킨 후 약간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상황극에 들어가면 됨. 주변에 배회하는 남동생이 있다면 합류시킴.

이외에도 말뚝박기, 피구, 고무치기, 얼음땡 등은 물론이고 동네마다 찾아오는 ‘말타기 리어카’ 등 당시에는 게임도 인터넷도 와이파이도 되지 않았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방과 후 집집마다 삼삼오오 모여 부르는 ‘ㅇㅇ야 놀자~~’라는 소리가 넘쳤고, 놀이터는 아이들로 가득했는데... ‘함께’ ‘같이’ 라는 의미가 컸던 그 시절의 놀이들. 스마트폰과 각종IT기술이 발달해 화려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에도 그 놀이들이 여전히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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