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이지혜 수습기자 / 디자인 최지민] 뉴스를 보고 있는데 진행자가 아이를 업고 나온다면 어떨까?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5일 미국 미네소타 주 날씨 정보회사 프래디틱스웨더 소속의 기상예보관 수지 마틴은 자신의 아들을 등에 업고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순식간에 화제가 되었다. 마틴이 어부바를 하고 카메라 앞에 선 이유. 그것은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국제 베이베 웨어링 주간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베이비 웨어링은 포대기, 슬링 또는 천으로 된 띠로 아이와 엄마 혹은 아이와 아빠를 한 몸처럼 밀착시켜 업거나 안아주는 것을 말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더 쉽고 편안하게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유대감을 갖게 하는 데에도 일조한다. 이러한 베이베 웨어링으로 일상생활에서 부모와 아이의 스킨십을 더욱 권장하고자 베이비 웨어링 주간이 만들어졌다.

기상 예보를 전하는 과정에서 마틴의 아이가 말썽을 부리거나 우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몇 가지 손동작과 자리 이동 등 여러 움직임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엄마 등 뒤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꿈나라 여행을 떠났다.

방송 후, 마틴은 “아이를 업고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어 아이에게 편안함을 주면서도 부모에게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하며 베이비 웨어링을 적극 권장했고 그날 방송 관련 SNS 글에는140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 날 마틴이 보여준 행동은 아이를 업고도 여러 가지 일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방증이었고 육아에 시달리고 있는 전 세계의 부모들에게 격려의 메시지가 되기도 해 그 의미가 컸다.

현실적으로 직장을 가진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직장에 다니면서 육아를 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그리고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어진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긴다 해도, 아이의 정서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부모 입장에서도 하루 종일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안할 따름이다. 육아에만 전념하고자 직장을 그만 두는 경우에도 직장을 잃으면서 오는 박탈감이나 경제적인 문제 등이 발생한다.

이렇게 육아에서 오는 진퇴양난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교통부 등에서는 직장 육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한 직원이 육아로 인한 휴가를 떠날 때 대체 인력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생산적이며, 부모도 아이와의 유대감 형성과 경제적인 면에 있어 합리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 육아 프로그램이나 마틴과 그 아들의 방송출연처럼 직장 내에서 육아를 하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익숙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들이 하나 둘씩 쌓이다보면 사회적인 인식에도 점차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보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육아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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