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저출산에 핵가족화 증상이 점차 가속화 하면서,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사회적 책임 역시 점차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 한 가지 시대를 역행하는 범죄가 있다. 일부 가정과 보육 시설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아동 학대 사건이다. 특히 연령대를 구별하지 않고 심한 학대 방식에 아이들은 심한 부상을 입기도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해 큰 사회 문제이다.

이번에는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상대로 위탁모가 끔찍한 학대 행위를 해 구속됐다. 이 위탁모는 다른 학대 범죄와도 연관되어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망 우려가 있다며 아동학대 특례법상 중상해 등 혐의를 받는 위탁모 38살 김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초 위탁을 받아 키우던 생후 6개월 여아 A양의 입을 손으로 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 더 놀랍게도 이를 사진으로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김 씨의 죄는 자칫 어둠 속에 묻힐 뻔했다. 그러나 다행히(?) 김 씨가 또 다른 아동 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A양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나 덜미를 잡혀 충격을 더한다. 앞서 김 씨는 자신이 돌보던 생후 15개월 된 문 모 양의 뇌사 상태에 관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 왔다. 그러던 중 문양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부터 ‘아동학대가 의심 된다’는 신고를 받고 김씨를 입건해 수사하던 경찰이 지난달 23일 김 씨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 A양을 확대한 사진을 발견해 지난 5일 긴급체포 한 것.

사태가 이렇게 되자 위탁모 김 씨가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를 저질러 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를 상대하는 직업군에서 지속적으로 학대 사건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더 이상 '일부'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자질을 세심하게 평가한 후 해당 직업을 갖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이를 평가할 만한 새로운 시험과 심리 테스트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시급하게 논의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김 씨의 범행 동기가 더 소름끼친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A양의 부모가 보육비를 보내지 않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육비를 내지 않는 부모에게 아이의 생명을 볼모로 협박이라도 할 셈이었던 것일까, 어린 생명을 손바닥 위에 올린 채 자신의 분노를 표출한 김 모 씨의 죄질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한편 경찰은 김 씨의 아동학대 범죄를 드러나게 했던 문양 뇌사 상태 사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도 분석하는 등 조사 중이다. 또한 김 씨는 지난 7월부터 문양을 비롯해 4명 이상의 아이를 보육한 것으로 확인되어 나머지 아동에 대해서도 학대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자신보다 힘이 없는 대상에게 가하는 학대 범죄. 자신의 분노를 힘없는 상대에 표출하는 비겁한 범죄를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하는 확실한 방법은 없을까. 생명까지 위협하는 각종 학대 범죄에 대해 강화된 처벌은 물론 그 원천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시급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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