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수습기자/ 디자인 최지민] 국내외 시장 경제의 악화와 중국발 산업 성장으로 인해, 국내 자동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 통영, 진해, 울산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제성장의 중심지였던 임해지역의 산업단지들이 자칫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전락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러스트벨트(rust belt)'란 한때 번영의 상징이었으나 지금은 쇠락한 미국 북동부의 지역을 뜻하는 말로 녹슬다는 의미인 러스트(Rust)에 벨트가 붙어 녹슨 지역, 즉 ‘사양화된 공업 지대’라는 의미다.
 

러스트벨트는 높은 인건비와 제조 단가로 인한 제조업들의 가격 경쟁력 저하가 생성 원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 많은 제조업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거나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 남부나 서부 지역으로 이전했다. 이후에도 미국의 제조업은 점차 쇠퇴하게 되어 사양산업이 되었으며 러스트벨트는 미국 제조업 몰락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달랐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중화학공업 육성 전략을 바탕으로 철강·조선·기계·자동차 산업 등 거의 모든 제조업에서 성장 가도를 달려왔기 때문에 러스트벨트 현상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성장으로 인해 수도권에서는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었고 부산, 울산과 더불어 경남의 창원, 거제 지역 등 조선업을 필두로 산업 단지들이 지역 거점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유무역의 여파로 인해 공장들이 중국,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중국 등이 한국 기업들의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지역 거점 도시의 경제는 점점 침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제조업의 쇠퇴로 인해 일을 하던 사람들이 우량한 일자리를 잃고, 불안한 고용에 서비스업으로 대거 옮겨가게 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제조업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계는 여전히 제조업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직원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도 곧 제조업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쉽게 말해 제조업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이미 검증되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러스트벨트를 부활시키려 애를 쓰는 이유기도 하며, 중국이 ‘제조 2025’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으로 신 제조업 육성에 매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국내에서도 제조업의 경쟁력 쇄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2백만 명의 일자리가 달려있고 청년들에게 제공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값진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판 러스트벨트가 되지 않도록 우리나라 제조업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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