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최근 제작되는 원작 기반의 미드(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이나 상황들이 미묘하게 다른 경우가 있다. 특히 등장인물의 인종이나 성별이 바뀌거나 이성관이 바뀌어 원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간혹 이런 부분들이 심해져 내용이 산으로 가거나 퀄리티가 심각하게 낮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에 팬들이 원작 훼손에 대한 비판을 하면 제작사 혹은 출연자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에게 차별주의자라며 공격을 한다. PC운동에 따르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PC는 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의미다. 이는 인종, 민족, 종족, 종교, 성, 성적소수자 등의 편견이 섞인 말이나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운동을 말한다. 특히 1980년대부터 다민족국가인 미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된 운동으로 대중문화와 매스미디어, 나아가 세계의 문화 및 언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PC운동의 일환으로는 차별이 없는 용어의 사용이다. 예를 들면 Man이라는 단어가 남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Police Man’을 ‘Police Officer’로 대체했다. 이처럼 뒤에 Man이 붙는 용어Chairman, Fire Man도 Chairperson, Firefighter로 대체하는 등 성별의 구분이 없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인종차별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아메리칸 인디언을 아메리칸 원주민으로, 황인(Yellow)을 아시안으로, 흑인을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바꾸어 부르는 등 비하의 표현으로 사용되었던 단어들을 대체하였다. 

pc는 차별에 대한 언어나 표현을 쓰지 말자는 운동이다(픽사베이)
pc는 차별에 대한 언어나 표현을 쓰지 말자는 운동이다(픽사베이)

우리나라의 경우도 PC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남녀평등을 성평등으로(남녀에서 남이 앞에 나와 있으므로), 고아원을 보육원으로, 미혼을 비혼으로, 부랑자를 노숙자로, 정신분열증을 조현병으로 바꾸는 등 해당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나 차별적인 면을 순화하고 중성화 시키고 있다.

이처럼 PC는 각계각층의 차별과 부조리함을 없애기 위한 운동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 서술한 것처럼 왜 부정적인 의미로도 사용이 되는 것일까? 

이는 PC운동이 자발적으로 개선하는 운동이 아닌 강요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서술한 것 처럼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이 원작의 무리한 설정 변화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 PC를 받아들이지 않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나쁜’사람이라고 매도한다는 것이다. PC가 ‘좋은 것’이라는 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면 곧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가 된다. 그러나 모든 차별을 없애자는 PC의 의도에 따르면 원작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차별을 당해서는 안 된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 한 쪽의 의견을 무시하는 이분법적인 접근법은 또 다른 이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취지의 운동도 지나친 강요가 되면 반발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반발은 자칫 보호해야 할 차별을 받고 있는 대상마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무리한 강요 대신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 할 수 있도록 천천히 속도를 맞춰서 진행한다면 PC운동이 추구했던 진정한 차별 없는 사회가 올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