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연선]

▶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 출생-사망 / 1926년 5월 26일 ~ 1991년 9월 28일
▶ 국적 / 미국
▶ 활동분야 / 음악가

재즈 역사상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평가받으며 재즈와 대중가요를 접목해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다양한 재즈를 확립시킨 미국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

-아버지께 생일 선물로 받은 트럼펫
1926년 5월 26일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인트루이스로 이주한 마일스 데이비스. 그는 열세 살 때 아버지에게 트럼펫을 선물 받아 처음으로 트럼펫을 연주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뉴욕에 위치한 명문 줄리아드 음대에 합격한 그는 1945년 4월 색소폰 연주자 허비 필드가 이끄는 밴드의 일원으로 합류하면서 19세에 첫 앨범을 녹음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줄리아드 음대를 휴학한 그는 찰리 파커의 퀸텟(5명으로 편성된 밴드)의 트럼펫 연주자가 되어 앨범을 녹음하며 트럼펫 연주자로서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길 에반스와의 만남, 그리고 쿨의 탄생(The Birth of Cool)
찰리 파커의 밴드에 들어간 마일스 데이비스는 꿈에 그리던 밴드 활동을 시작 했지만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찰리 파커를 포함한 밴드 멤버들이 약에 빠져 공연에 소홀하였고, 수익 분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찰리 파커를 떠난 그는 자신만의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시기에 클로드 손힐 오케스트라의 편곡자 길 에반스를 만나면서 계획을 실현하게 된다.

길 에반스를 만난 마일스 데이비스는 프렌치 호른, 튜바 등이 포함된 9인조 밴드를 결성해 1949년부터 195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녹음을 한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길 에번스가 만난 밴드는 당시 유행하던 정교하고 복잡한 편곡의 비밥과는 달리 부드럽고 조용한 솔로가 흐르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연주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연주들을 담은 앨범 <The Birth of Cool>은 이름 그대로 ‘쿨 재즈’ 탄생을 알리게 되었다.

-전설의 앨범을 만든 마라톤 세션
쿨 재즈의 성공과 후속 앨범들의 성공으로 재즈계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 마일스 데이비스는 앨범 제작 환경이 좋은 컬럼비아 레코드와 좋은 조건의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존 프레스티지(Prestige)와의 계약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네 장의 앨범을 더 발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는 1956년 5월, 11월 하루씩 이틀에 걸쳐 24곡을 한 번에 녹음한다. 그렇게 제작된 24곡은 이전에 발매한 앨범 제목인 <Walkin’>을 따서 <Cookin‘>, <Relaxin’>, <Workin’>, <Steamin’>이라는 이름의 앨범으로 출시되게 된다. 그리고 이 네 장의 앨범은 모두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전설의 앨범으로 남게 되고, 후에 사람들은 이 두 번의 세션을 ‘마라톤 세션(Marathon Session)’이라고 부르게 된다.

-록과 재즈의 결합으로 퓨전 재즈의 탄생을 알리다
재즈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을 경계하던 마일스 데이비스는 다양한 대중음악을 들으며 재즈와 접목할만한 대상을 찾고는 하였다. 그러다가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 연주와 일렉트릭 사운드에 매료된 그는 1962년, 일렉트릭 피아노, 일렉트릭 기타 등을 이용해 록의 질감을 재즈에 가미한 앨범 <Bitches Brew>를 발매하게 된다.

그의 앨범 <Bitches Brew>는 기존에 없던 사운드로 대중에게 충격을 안기며 퓨전 재즈의 탄생을 알리게 되었다. 이후 그는 다양한 연주자들과 함께 시대에 맞는 사운드를 재즈에 접목한 퓨전 재즈를 선보이며 퓨전 재즈를 하나의 장르로 굳히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 마지막까지 계속된 음악의 대한 열정
생전 재즈계의 전설이자 거물이 된 마일스 데이비스. 하지만 그 역시 약물중독과 과도한 음주로 인해 1980년대 후반부터 급격한 건강 악화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1991년 9월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한 그는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이후 9월 28일 세상을 떠나며 하늘의 별이 되고 만다. 당시 그의 나이 65세였다.

한편 마일스 데이비스가 세상을 떠난 후 공개된 유작 앨범 <Doo-Bop>은 마지막까지 계속된 그의 음악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 되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지 모 비 등의 래퍼와 함께하며 당시 유행하는 힙합을 재즈에 가미한 것이다. 이것은 그가 이미 정상에 자리에 올라섰음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개척자였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쿨 재즈, 재즈 록, 재즈 힙합 등 재즈의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며 재즈의 역사를 써내려 온 음악가이다. 죽는 순간까지 힙합과 재즈를 가미하여 새로운 재즈의 장르를 개척하고자 한 마일스 데이비스. 현재 재즈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은 모두 마일스 데이비스에게 빚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영혼은 영원히 재즈와 함께 숨 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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