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미양] 퇴근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온 S. 그는 예보되지 않은 비에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서 가장 저렴한 우산을 집어 들어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 그렇게 올해만 벌써 수 십 개의 우산을 사야 했던 S는 속으로 또 중얼거렸다. “분명 기상청에서 분명 비 안 온다고 했는데...”

기상청의 예보가 맞지 않아 이런 상황을 마주해 본 경험이 한 번 즘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이런 경우라면 피해가 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빗나간 기상예보가 막대한 재산 피해 또는 인명피해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어 기상청의 기상 예보 기술은 상당히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간혹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게 했던 국내 기상청 예보 기술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천리안 2A'가 발사를 앞두고 세상에 공개된 것.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지구 상공 3만 6000km에서 24시간 한반도 기상을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복합위성 '천리안 2A호' 의 실제 비행 모델을 공개했다. 

2011년부터 과기정통부와 기상청이 총 325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8년간 연구개발해 완성된 천리안 2A호는 중량 3.5t, 발사 때 크기는 폭 3.0m, 길이 2.3m. 높이 4.6m로 궤도에 올라 태양전지판을 전개하면 길이는 9.1m까지 커진다. 그리고 운영 수명은 1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천리안 2A의 정식 명칭은 ‘정지궤도 복합위성 2A’다. 천리안 2A호는 적도 약 3만 5천700㎞ 상공에 있는 궤도를 초속 3.07㎞로 공전하는데, 이 속도는 지구 자전 각속도와 일치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지표면에선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정지궤도 위성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천리안 2A호 핵심 임무는 기상관측으로 태풍, 폭설, 집중 호우, 해빙, 미세먼지, 화산재, 중국발 황사를 실시간으로 살피게 된다. 이는 지난 2010년 임무를 시작해 오는 2020년쯤 임무를 마무리하는 천리안 1호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탑재체까지 갖추고 있어 다방면으로 활용되었던 반면, 2A호는 기상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천리안 1호에 비해 월등히 앞선 기상관측 성능을 지녔다. 관계자에 따르면 관측 채널은 16개로 기존 5채널보다 3배 이상 늘었고 면적 기준 해상도는 4배 이상 향상됐으며 관측 시간 역시 기존 30분 이상에서 5분 안팎으로 크게 단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태풍 관측 주기의 경우 천리안 1호는 15분 정도인데, 2A호는 2분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영상 생산 속도는 기존 15분에서 5분으로 감소했으며 자료 전송 속도는 초당 115메가비트로, 1호보다 18배 빨라졌다. 

즉 국내에서 앞으로 더욱더 신속하고 선명하게 기상관측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심지어 대다수의 위성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까지 국산화했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어 천리안 2A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천리안 2A호는 발사 전 모든 점검을 마치고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사장 이송을 준비 중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천리안 2A호의 발사는 오는 12월께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Kourou)에서 이뤄지는데, 발사 후 궤도에 정상 진입하면 약 6개월 동안 초기 운영 과정을 거친 뒤 고품질의 기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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