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디자인 이연선]

▶ 안나 파블로바 (Anna Pavlova)
▶ 출생-사망 / 1881년 2월 12일 ~ 1931년 1월 23일
▶ 출생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 활동분야 / 무용

러시아의 발레리나. 17년 동안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며 발레 대중화에 힘썼으며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발레리나로 꼽힌다.

- 빗자루로 불린 아이, 은사를 만나다
파블로바는 여덟 살이 되던 해, 발레 공연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보고 발레리나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황실 발레학교를 찾아간다. 그러나 당시 그녀의 나이는 너무 어렸으며 별명이 빗자루일 정도로 너무 마르고 가녀린 몸을 가지고 있어 입학을 거절당했다. 하지만 러시아 발레의 거장 마리우스 프티파는 그녀의 재능을 알아봤고, 파블로바가 10살이 되자 러시아 황실 발레학교에서 발레를 가르쳤다. 그렇게 파블로바는 결국 마린스키 극장의 프리마 발레리나가 된다.

-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며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다
파블로바는 유독 마른 몸 때문에 종종 한계에 부딪혔다. 특히 발목이 약했기 때문에 회전 자세, 팔을 펴는 자세, 무릎을 펴는 자세도 바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승부욕을 가지고 연습에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매진했다.

하지만 다른 발레리나들이 하는 강도높은 동작은 오히려 그녀에게 부상의 위험으로 다가왔고, 그때 스승이었던 파벨 게르트는 “신체적으로 강한 사람들이 하는 것을 흉내내지 말고, 너만의 우아함과 여림을 특별함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 조언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특별함을 추구한 그녀는 결국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는 ‘지젤’과 같은 작품에서 그녀의 우아하고 드라마틱한 움직임이 섬세한 감정 표현을 이끌어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 <빈사의 백조> 파블로바, 백조의 상징이 되다
<가을의 사육제>, <파블로바 가보트>, <백조의 호수>, <지젤>과 같은 명작을 남긴 안나 파블로바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으로 <빈사의 백조>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미하일 포킨이 파블로바를 위해 만든 솔로 작품이었다. 이 짧은 작품에서 그녀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가녀리고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죽어가는 백조를 표현한 무대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 마리 백조가 처절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처럼 숨죽여 몰입하게 했다. 한편 무대 아래에서는 자신의 집에서 백조를 애완동물로 애지중지 키우기도 했다. 그렇게 파블로바는 지금까지 백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 전 세계를 돌며 발레 대중화에 힘쓰다
파블로바의 목표는 발레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1907년부터 러시아를 벗어나 유럽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유럽 관객들의 환호 속에서 자신이 나아갈 길을 발견한 파블로바는 디아길레프의 발레뤼스에 합류한다.(발레뤼스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소속의 무용단으로 세계 투어를 돌며 세계 발레계를 이끌었다.)

이곳에서 안나 파블로바는 가장 위대한 발레리나로 꼽혔지만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직접 발레단을 만들어 본격적인 순회공연을 시작했다. 유럽은 물론 미국, 인도, 중국, 일본을 방문해 공연 하며 발레의 대중화에 힘썼다.  

- 발레에 인생을 오롯이 바친 무용수
파블로바는 거의 매일 쉬지 않고 공연을 돌았다. 1931년 겨울, 그녀는 유럽 공연 후 런던을 거쳐 네덜란드 헤이그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던 파블로바는 잠시 열차에서 내려 눈보라를 맞았던 일로 감기에 걸리게 되었다. 이는 폐렴과 늑막염으로 발전했고, 의사에게 수술과 휴식을 권고 받았지만 쉬지 않고 춤을 추었던 그녀는 결국 50세의 나이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발레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며 20세기 발레의 대중화에 인생을 바친 안나 파블로바. 그녀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오늘날까지도 발레의 발전에 큰 영향력을 미친 영원한 백조로 남아 있다. 마치 자신의 작품처럼 여리고 화려한 삶을 살다가 처연하게 스러진 한 마리의 백조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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